▲섯알오름 4 ,3항쟁 현장 백조 일손 사진 신승민섯알오름 백조일손 4 3항쟁 현장입니다.
변영호
일제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일제에 빌붙은 친일파들이 사회의 주요 요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얻은 각종 이득을 자기 자식들에게 그대로 전달했고 축척된 부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지도층과 기득권이 되었다. 이 불행한 현실과 역사 앞에서 우리는 똑같은 백조일손의 후손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약한 약자들이 동굴에서 자유롭게 나올 수 있을 때가 있다. 민주정치와 절차들이 존중받는 이유다. 그 순간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했던 사람들이 만든 피와 땀의 결과다.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선거, 그 때만은 대중은 약자가 아니다.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판단자다.
강자들이 가장 나약한 대중을 두려워하고 대중의 눈치를 살피는 선거철도 다음주면 끝이 난다. 정치인들의 모습 중에서 유일하게 가칠한 피부와 초초한 눈빛, 피곤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논리와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는 정치인들도 우리와 똑같이 강자 앞에서 겁을 먹고 눈치를 보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골든타임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 자기가 파 놓은 동굴 속에 들어갈 사람들이 정해질 것이다.
선거철에도 동굴 속에서 안 나오는 사람도 있다. 동굴 속 안락함에서 부풀어 오른 배, 이 불어난 배 때문에 동굴 속에서 나오지 못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을 꼭 명심 했으면 좋겠다.
내 배를 봤다. 무관심과 현실의 안락함에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불러온 배 때문에 새로운 역사를 죽일까 두렵지만 아직은 아니다. 취업 앞에서 절망한 조카의 분노를 알고 있고,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직장 생활을 정리한 형님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굴 속에서 배를 불린 우리지만 4・13총선에서 불러온 배 때문에 미래를 품은 역사가 죽는 것을 그냥 볼 수는 없다. 이제 막 동굴을 파기 시작한 젊은 유권자들이 동굴밖으로 달려 나왔으면 좋겠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이다. 암울하고 억울한 역사 속 백조일손의 후손들이 같은 총알을 쏘았으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