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가 집을 짓기 전까지 생활했던 귀농헌. 예비 귀농자와 귀촌자를 위해 곡성군에서 지은 귀농귀촌인의 집이다.
이돈삼
상송마을에 터를 잡은 건 삼촌의 영향이 컸다. 삼촌이 오래 전 곡성에 매실밭을 사뒀다. 귀농·귀촌을 생각한 세 자매도 인근의 감나무밭을 샀다. 6년 전이었다. 이후 세 자매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내려와 감나무밭을 관리했다. 그때마다 펜션에서 며칠씩 묵으며 놀면서 일을 했다. 가을엔 감을 따서 주변 사람들과 나눴다.
3년 전부터선 귀농헌에서 생활했다. 귀농헌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체험장으로 곡성군에서 만들었다. 한동안 서울과 곡성을 오가며 '두집 살림'을 했다. 낮에는 놀면서 일하고, 밤에는 귀농 이후 생활에 대해 얘기하느라 하얗게 지새기 일쑤였다.
"많은 분들이, 집을 나중에 지으라 하더라고요. 살아보다가 하라고요. 근데 우리는 집부터 지었습니다. 편하게 살려고요. 어차피 평생 살 집인데, 돌아갈 곳도 없고요. 이제 여기가 고향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여기만큼 좋은 데도 없는 것 같고요."친정어머니(81)를 모시고 사는 둘째 경자씨의 얘기다.
그녀의 말대로 마을의 전망이 좋다. 앞으로는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뒤는 통명산이 감싸고 있다. 산자락에 들어앉은 방송저수지도 그림 같다. 산중의 마을인 만큼 공기도 좋다. 호남고속국도 나들목과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