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의 세계' 기사
워싱턴 포스트
그러나 기사가 보도된 후 워싱턴 시 당국이 소년을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수소문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좀 의심스럽다고 생각하긴 했으나 신문사는 쿡 기자에게 취재 경위에 대해 캐묻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거짓 기사를 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신문사는 그녀의 기사 '지미의 세계'를 1981년도 퓰리처상 보도부문 수상후보로 추천까지 했고 쿡 기자는 언론의 노벨상이라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런데 상을 받고 나자 그 기사에 대한 관심과 의문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편집국장은 우선 쿡 기자의 이력서를 꺼내 보았다. 거기에는 그녀가 프랑스어 등의 다양한 외국어를 한다는 기록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브래들리 국장은 그녀를 불러 프랑스어로 테스트를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쿡 기자의 학력도 해당 2개 대학에 조회해 보니 석사학위는커녕 학사학위도 받지 못하고 중퇴한 사실이 드러났다.
쿡 기자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해고되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보냈다. 8년 전 현직 대통령 리차드 닉슨을 하야시킨 신문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남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샤 마르케스는 "재닛 쿡이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 그녀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것도 부당하다"고 비꼬았다.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를 지휘하여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벤 브래들리 편집국장도 책임을 느끼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도널드 그레이엄 사장은 사표를 반려했다.
재닛 쿡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1996년 ABC 방송의 토크쇼에 나와 워싱턴 포스트 같은 일류신문사에서 쟁쟁한 기자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으려고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결국 그런 거짓 기사를 쓰게 되었다고 실토했다.
한 가수는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란 노래를 만들어 재닛 쿡을 조롱하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영화제작권을 한 기획사가 120만 불에 사들였으나 영화는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61세의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