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성남중원에 출마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5일 오후 성남 중원구 공단의 한 업체를 찾아 직원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야권이 단일화해도, 이기지 않겠어요?" 5일 오후 성남 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가 이곳을 방문한 신상진(59) 후보에게 한 말이다. 이곳에서 야권 단일화 얘기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 신 후보는 "단일화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말을 아꼈다.
신 후보는 이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야권단일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표만 받으면 된다는 정치공학 구도를 극복하고 싶다"면서 "자기가 열심히 해서 (당선)될 생각을 해야지, 그런데(야권단일화)에 머리 굴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야권 분열이 신 후보의 당선 확률을 높인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신 후보는 43.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각각 36.6%, 13.6%를 득표한 조성준(통합민주당)·정형주(민주노동당) 후보가 힘을 합쳤다면, 신 후보의 당선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반면 2012년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신 후보(46.1%)는 야권단일후보 김미희 통합진보당 후보(46.8%)에게 졌다.
이 때문에 야권 지지자 가운데 야권 단일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아무개씨(36)는 "이곳에는 서민이 많이 산다. 또한 새로운 주거지역이 생겨나 젊은 분들이 많이 유입됐다. 야권 후보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도 "단일화가 돼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은 후보는 정환석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제안했다. 은 후보는 "야권연대를 하려는 이유는 박근혜 정부를 넘어서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를 살리는 정치를 해서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야권 모두가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됐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환석 후보의 답은 "완주"다. 정환석 후보는 은 후보 쪽의 야권연대 제안에 "야권연대는 구태 정치"라고 잘라 말했다. 야권 분열로 인한 신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 가능성에 대해 "선거공학적 이야기"라며 "야권연대를 하지 않아도 제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키워드②] 3선 지역구 의원 대 초선 비례대표 의원신상진 후보는 지역을 잘 아는 3선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1980년대 성남 공단에 위장취업한 이후 30년 이상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신 후보 선거사무소에 걸린 대형 펼침막에는 '초짜로는 어림도 없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선거구 곳곳에 걸린 신 후보 펼침막에서도 같은 내용이 적혔다. 이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첫 지역구 선거에 나선 은수미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4~5일 신 후보 쪽에 동행 취재를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신 후보는 쉽게 만날 수 없었다. 신 후보 쪽 관계자는 "(신 후보가) 워낙 지역을 잘 알고 있어서, 정해진 유세 일정을 따르기보다는 알아서 골목골목을 누빈다. (신 후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5일 기자와 만난 신 후보는 골목골목을 누빈 이야기를 꺼냈다.
"중원구 뒷골목에 가면 '쓰레기 좀 치워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또한 도로가 파였으니 메워달라는 얘기도 많다. 중원구에는 할 일이 많고,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지난 국회의원선거 때 (지역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 김미희 후보를 찍고 후회하는 유권자가 많았다. 힘 있는 4선 국회의원이 지하철 문제, 공단 활성화 등의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그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성남 공단 활성화 사업에 1387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면서 성과를 자랑했다. 하지만 여기에 면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은 후보는 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확인한 결과 겨우 2억 원만 확보됐다. 1387억 원은 성남시가 공모했을 때 낸 내역일 뿐"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경기도당은 신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에 신 후보는 "무고"라며 맞고소 계획을 밝혔다.
은 후보는 경제 살리기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의 4일 모란시장 앞 유세 내용이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소득·재산이나 학력 때문에 취업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임금 깎이고 무단해고를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유권자들이 명령해 달라. 약자 편에서 국민의 존엄을 지키고,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정환석 후보는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그는 "지역을 잘 모르는 후보가 있고, 국회의원에 당선시켜줘도 가시적인 성과를 못내는 후보가 있다. 뒤쳐진 중원의 발전은 제가 해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키워드③] 유권자는 '필리버스터 여전사'에게 표를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