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성남시민들과 소통하는 성남 브랜드의 문화예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다짐한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권영헌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힘이다. 성남 브랜드의 문화예술을 만들어 낼 것."흔히 성남시는 문화 예술이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하철을 타고 20여 분을 가면 대한민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예술의 전당'이 있다. 뿐 아니라 서울과 인접하고 있어 성남시 내부에서의 자생적인 예술이나 예술가들은 금세 서울이라는 큰 문화시장에 흡수되어 버리고 만다.
이런 척박한 문화예술 토양을 가진 성남시에 시민들의 소통하는 문화 예술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지난 2014년 12월 성남문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정은숙 대표이사가 성남문화재단 제4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프리마돈나 출신으로 국립오페라단장과 성신여대 성악과 석좌교수 등을 역임한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년여 임기 동안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제2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을 수상하고, 청소년들의 멘토를 자임하고 나서는 등 지역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임기의 반이 지난 현재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성남의 문화 예술의 현주소와 나갈 방향, 그리고 성남스타일의 문화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성남문화재단 정은숙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뉴스팟] 2014년 12월에 취임하시고, 이제 1년을 넘게 성남문화재단을 이끄셨는데, 그동안의 소회는?[정은숙 대표이사 (이하 정 대표)]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맞아 바쁘게 지내다보니 벌써 제가 취임한 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성남아트센터를 보다 널리 알리고, 더 많은 분들이 성남아트센터를 찾으실 수 있도록 나름 부지런히 달려왔는데 그런 마음들이 잘 전달됐기를 바랍니다."
[뉴스팟] 성남문화재단 설립 10주년과 함께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하시면서 새로운 문화재단을 만드시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성과가 있으셨는지?[정 대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발판으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저뿐만 아니라 성남문화재단의 모든 직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취임해서 첫 기획공연으로 준비했던 2015년 신년음악회가 전석 매진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7년 만에 자체 제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였는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2월 '제2회 예술의 전당 예술대상'에서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상은 올해 신설된 분야로,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전국 191개 공연장 무대에 올랐던 작품 중 성남문화재단의 <라 트라비아타>가 그 첫 수상의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수한 독립영화를 발굴해 지원하는 '성남독립영화 제작 지원' 사업으로 제작된 작품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 무척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뉴스팟] 1년 넘게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 계시면서 느낀 성남문화재단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이 있다면?[정 대표] "제가 취임한 날이 성남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맞는 날이었고, 지난해 성남아트센터도 개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남아트센터라는 좋은 하드웨어를 잘 활용했으면 합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부터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작품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보다 많은 관객들이 성남아트센터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미 기초를 잘 다져놓은 문화정책 사업들 역시 그동안 혜택을 받으신 분들은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아직 접하지 못하셨던 분들의 생활 속으로 문화예술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려고 합니다.
또 지난해 <라 트라비아타>에 이어 올해도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오페라 <카르멘>과 신동엽 시인의 대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제작하는 등 자체제작물을 통해 극장의 내공도 더욱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뉴스팟] 정은숙 대표이사님이 생각하시는 성남문화재단만의 특징과 문제점은? 또 문제점이 있다면 그에 대해 어떤 해결 방법이 있는지?[정 대표]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성남문화재단은 성남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공연, 전시 사업과 문화재단의 문화정책사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해 더욱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성남문화재단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성남아트센터라는 좋은 하드웨어가 있음에도 단순히 유명 예술인들을 초청하는 기획공연 외에 자체 기획물이 많이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년 만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크리스마스 시즌 가족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자체 제작해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 아직 성남 시민들 중에서도 성남아트센터를 찾지 않으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꼭 공연을 보러 오지 않으셔도 자연스럽게 성남아트센터를 찾아 문화예술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문화 예술은 성남시민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이나 공연예술이 낯선 시민들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한 단계, 한 단계 문화예술의 토대를 다져나가 문화예술을 통해 모든 성남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성남문화재단과 성남아트센터가 나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팟] 성남은 본시가지와 신시가지로 일컬어지는 분당, 판교가 있는데, 이 두 곳은 태생적으로 문화적 격차가 존재한다. 이 두 곳을 문화를 통해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보는데, 정은숙 대표이사님은 어떤 문화 콘텐츠가 유용할 것으로 보시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정 대표] "성남문화재단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문화정책 사업들은 이미 본도심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사랑방문화클럽은 다양한 장르의 225개 클럽, 4천 5백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면서 지역 곳곳에서 문화예술 공헌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역 예술가와 연계해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마을커뮤니티 공간인 '우리마을 창작소'를 지난해에 이어 추가 개설하고, 성남 본도심과 중앙지하상가에 공공예술창작소와 창작공방 조성 사업도 추진해 본 도심의 문화적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습니다.
본도심에서 진행하는 야외 콘서트 '피크닉 콘서트'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해 보다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을 즐기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뉴스팟] 성남의 문화 예술은 많은 부분 서울에 종속되어 있다고 보는데, 서울에 종속된 문화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으신지?[정 대표] "잘 아시다시피 성남은 강남, 송파 등 서울과 인접해 있습니다. 이러한 위치가 때로는 강점이 되기도 하지만 인근 대형 공연장들과 경쟁에서 때로는 불리하기도 합니다. 유명 오케스트라의 무대와 같은 공연은 충분히 서울에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성남에서는 공연을 하기도 어렵고, 관객 유치도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성남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른바 성남브랜드인 것이죠. 성남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 성남만의 작품을 선보인다면 성남 관객들은 물론 인근 수도권 지역, 서울의 관객들까지 성남으로 모을 수 있겠죠.
개관 초기 성남아트센터가 수도권의 대표적인 문화허브로 자리매김한 것도 성남단독, 최초 내한, 자체제작 등 콘텐츠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작품도 성남문화재단에서 만들면 뭔가 다른 독특한 것이 있다는 것을 심어주는 것이죠.
올해는 성남문화재단에서 오페라 '카르멘'과 제작 뮤지컬 '금강', 그리고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후 큰 사랑을 받은 가족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무대공연과 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해외미술특별전 '쓰촨發 : Lives and Works in Sichun'과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이재효의 개인전인 동시대미감전 '이재효 : Walking with Nature'와 같은 전시 프로그램 등 바로 성남만의 기획력으로 만든 성남브랜드의 문화예술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페라 '카르멘'만 해도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공동제작 해 대구오페라축제 무대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연달아 오릅니다. 이런 과정들이 앞으로 많아진다면 제작비 부담도 줄어들고, 성남브랜드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널리 알려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