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팰리사이드파크 투표소, 신분 확인을 거쳐 투표용지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최현정
"여섯 살, 열 살 아들 둘 데리고 세 시간 운전하고 왔어요. 엄마 아빠가 투표하는 거 보여주는 것으로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아요.""맨해튼 투표소가 가깝고 좋았는데 없어졌네요. 학교 친구 넷이서 우버 불러 타고 투표하러 왔어요. ""미국서 직장 다니는 사람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사람이 뽑혔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했습니다.""옆집 미국 할머니가 종종 세월호를 물어봐요. 한국서 교사하던 아들이 그 사건 진행 과정을 보고 충격을 받아 돌아왔대요. 꼭 투표해야겠다 싶었습니다."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2일(현지시각) 토요일, 미국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 투표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모두 달랐지만 귀중한 '한 표'를 위해 기꺼이 먼 길을 달려왔다고 했다. 한국보다 약 보름 먼저 시작한 제 20대 국회의원 재외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말이다.
미 전역 20개 공관 '지금은 투표 중'지난 3월 30일, 뉴욕 퀸즈에 위치한 한인 밀집지역 플러싱에 미국 동부 뉴욕 총영사관 공관 재외 투표소가 문을 열었다. 교통과 시설 협소의 문제를 이유로 맨해튼 뉴욕 총영사관 투표소를 대체한 공관 투표소, 그러니까 동부 지역 메인 투표소다. 3일 일요일까지 이 곳에서1만89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오는 4일 월요일 오후 5시에 뉴욕 지역의 모든 투표가 마무리 된다.
이번은 해외 체류 국민도 투표가 가능하게 된 2009년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세 번째 재외국민 선거다. 뉴욕 지역엔 올해 처음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와 필라델피아 서재필 기념 재단 의료원 강당에 추가 투표소가 설치 운영됐다. 한인 밀집 지역인 뉴저지와 필라델피아 이 두 곳에서만 4월 3일 17시 현재 각 각 896명, 210명이 투표한 상태다(선관위 공식 집계).
투표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 재외 선거관은 지난 11월 15일부터 2월 13일까지 재외국민 신고를 받았다. 인터넷으로도 신고가 가능한 이 절차를 통해 등록한 재외국민들은 투표소 현장에서 신분증과 지문으로 본인 확인을 거치면 투표를 할 수 있다.
한국 주소가 말소된 미국 영주권자에겐 비례대표 투표권만, 그 외 학생, 출장자, 사업가 등 일시 체류자와 한국 주소가 있는 영주권자에겐 해당 지역 국회의원 선거권과 비례대표 투표권이 자동으로 출력돼 지급된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 주소가 인쇄된 봉투도 함께 받게 되는데 기표소에서 기표한 두 장의 투표용지를 이 봉투에 넣어 밀봉한 후 투표함에 넣으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