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2작전사량부와 미8군사령부가 2016년 2월 19일 한미 연합 전시증원(RSOI) 전략의 시작으로 부산항 8부두에 정박중인 미군 수송함에서 카고트럭과 다목적전술차량을 하역하고 전방전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육군 제공
"미국이 하는 건데 우리를 위한 거겠죠."기장군에서 만난 주민이 한 말이다. 그는 우리의 설명을 듣고 생각을 바꾸었다.
"중국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니, 그건 안 되죠."지난 해 3월부터 부산 평통사 회원들은 기장군민들에게 사드배치 후보지로 기장이 거론되고 있음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기장군민들이 궁금해한 것은 "왜 기장에 배치하려고 하는가?", "왜 사드를 배치하면 안되는가?"였다.
왜 기장인가?부산에는 미 공군이 사용하는 김해공항과 '작전계획(Operation Plan) 5027'에 따라 유사시 미군 69만 명과 5개 항모전단, 함정 160여 척이 상륙하는 8부두가 있다. 주한미군 항만관리사령부가 있는 북항 8부두에는 매년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 장비와 장갑차, 헬기 등 전력들이 입항한다.
이 주변에 미군 55보급창과 육군제2보급단 국군항만운영단이 자리잡은 이유도 물자 보급을 위해서다. 오래된 통계이기는 하나 1994년의 경우 305대의 함정에 60만톤에 달하는 물자가 실린 1만개의 컨테이너가 8부두에서 하역되었다. 그 해에 약 2,500대의 군용 차량도 들어왔다.
주한 미 부산사령부가 있던 하야리야 부대가 반환되고 미군 물자 수송을 담당하던 미 837수송 사령부가 대구로 옮겨가면서 8부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제기되었다.
2013년 5월 해양수산부는 부산항 기능 재배치를 골자로 한 '부산항 마스터플랜' 용역 착수를 발표하며 8부두 인근의 부대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대교가 개통되고 부산역 철도시설 재배치 계획도 발표된 상태다. 이에 미군과 국방부는 미군의 양륙항을 부산신항으로 바꾸고 55보급창과 8부두를 이전하기 위한 대체부지와 부두를 부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8부두와 5~6km 떨어진 백운포에 해군 작전사령부도 있다. 해군 작전사령부는 2007년 12월 1일에 진해에서 이전해왔다. 제1, 2, 3함대와 잠수함사령부, 제5성분전단, 제6항공전단, 제7기동전단, 제8전투훈련단, 특수전전단, 해양전술정보단 등이 배속되어 있는데 최근 율곡이이, 세종대왕, 문무대왕함으로 구성된 7전단이 제주 해군기지로 모항을 옮겼다.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나 핵 잠수함을 비롯하여 대형 군함들이 입항하는 곳이 바로 이 백운포다.
지난 해 9월, 주한 미 해군사령부가 이곳 해군작전사령부 내로 이전을 완료했다. 주한 미 해군사령부는 요코스카에 있는 미 7함대를 지원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군 관계자는 "주한 미 해군사령부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것은 미 해군 지원세력이 보다 현장과 작전 중심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 7함대는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의 주력부대로, 로널드 레이건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등 수 백 척의 해상전력과 항공기 등을 거느리고 있다. 윌리엄 번 주한 미 해군사령관은 한국 해군과 미 7함대가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영역으로 잠수함 작전과 해상순찰 활동을 꼽았다.
2020년까지 해군력의 60%를 태평양에 배치하기로 한 미국은 최근 7함대에 존 스테니스 핵 항공모함과 이지스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해군력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다. 강화된 해군력에다 일본 해상 자위대까지 동원하여 중국과 해상 패권을 다투게 될 미국은 요코스카, 사세보 기지, 제주 해군기지, 부산항을 자신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활용할 속셈이다.
미군이 사드를 기장에 배치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짚어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군에 대한 군수와 병참기능을 담당하는 기지와 한미 해군의 작전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지휘부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이다. 기장에 10기에 달하는 핵 발전소가 존재한다는 점도 미군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고려사항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요코스카를 비롯한 주일 미군기지를 향해 날아가는 북이나 중국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핵 발전소도 모자라 사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