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팔고 있는 무언가가 궁금해졌다.
김동범
난 다음 목적지로 리빙스토니아(Livingstonia)를 가고 싶었다. 배낭을 메고 있는 나에게 미니버스가 와서 태운 것까지는 좋았는데 역시 사람을 다 채우지 못해 출발하지 않았다. 그러다 미니버스가 출발하나 싶었지만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사람 태우기를 시도했다. 도로에 차는 없고, 사람도 없다. 드디어 출발하는 미니버스, 달리는 동안 왼쪽에서 보이는 호수는 하늘과 경계를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넓었다. 바다가 아니라 하늘 같았다.
몇 시간 뒤 리빙스토니아로 가기 위한 치팀바(Chitimba)에 도착했을 때 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리빙스토니아로 가는 길은 일반 도로가 아닌 구불구불한 산길인데다가 올라가는 차가 거의 없었다.
2시간 뒤 어쩔 수 없이 싸구려 숙소에 체크인한 후 다음날 리빙스토니아를 가기로 결정했다. 숙소는 정말 별로였다. 그런데 마침 내 목소리를 들은 호주 할아버지가 문을 열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머리는 산발에 마리화나에 쩔어 있는 상태였지만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고, 말라위 콰차가 거의 없어 곤란한 나에게 환전도 해줘서 이 숙소에 묵게 되었다. 이런 작은 마을에 ATM이 있을 리가 없다.
마을은 작았지만 여행자를 맞이하는 그들은 정말 친근했다. 난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웃음을 나눴다.우물에서 힘들게 펌프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내가 대신 손잡이를 잡았다. 힘들게 펌프질을 해도 물을 잘 나오지 않았다. 양동이 두 통을 채우고는 헉헉 거리는 나를 보자 아주머니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