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할머니1992년 1월부터 시작한 '위안부' 수요시위는 세계 최장기 시위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오랫동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끌어가고 있다.
임안섭
공부 이후 찾아간 수요시위는 더욱 뜻 깊었다. 1992년 1월부터 시작한 수요시위는 세계 최장기 시위라고 한다. 이 시위를 통해 할머님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해결을 요구하며 당당하고 주체적으로 시위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 수요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인권, 평화를 주제로 소수자와 고통 받는 이들을 감싸는 내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후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로 자리 잡은 곳이다. 할머니들 건강상의 이유로, 할머니들을 가까이 뵙고 이야기 나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보고, 할머니들 증언이 담긴 사진·녹음·영상자료들을 보는 것으로도 할머니들과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소통을 막는 통제 현실굵직한 두 번째 주제로 독립운동에 대해 공부했다. 임시정부, 의열단, 조국광복회, 조선건국동맹 등을 다뤘다. 이승만, 김구, 안창호, 김원봉, 신채호, 김일성, 여운형 등 각 단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너무 피상적으로 알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 인물의 이미지를 곡해하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일성일 것이다. 북한에서는 '신'으로, 남한에서는 '가짜 김일성'으로 회자된다.
사실 남북한이 나뉘어져 있기에, 우리의 다양한 독립운동들이 공평하게 다뤄지거나, 그 독립운동단체들이 지향했던 가치들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한 상황이다. 남한과 북한이 각각 정통성을 인정하는 단체를 매우 협소하게 보고, 다른 운동들은 독립운동 역사에서 배제했다.
이 말은 곧 그 단체들이 지향했던 가치들도 우리 사회에서 거부되었음을 이야기한다. 통일 한국을 지향한다면, 어쩌면 가장 우선적으로 시도되어야 할 것은 이런 역사를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 제국주의라는 강고한 권력 앞에 자신의 삶을 내걸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이들의 수고와 헌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