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매번 산책봉사 전에는 단체사진을 찍는다
김은모
사무실이 있는 건물은 청소년 동물사랑실천단원들을 계속해서 도와주시는 유기견 새삶 대표님이 사는 곳이다. 그곳 옥상에 가면 말 그대로 '개판'이 벌어진다. 흔히 시내보다는 넓은 전원주택이 필요해 보이는 큰 개들이 살기 때문이다. 우리 마스코트이자 가끔은 애도 먹이는 '진상이'와 '제시'가 바로 이 옥상에 산다.
큰 개와 산책봉사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좋지 않은 일 이기도 하다. 큰 개와 만나고 산책해본다는 것이 매우 희귀한 일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덩치가 크다 보니 길을 막기가 쉬워지고,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해 할 수도 있다. 가끔은 마구 달릴 때도 있고, 친해지자고 '멍멍멍멍!' 했는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짖고 사나운 개를 데리고 나오냐고 할 때도 있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일이었다. 산책 다녀오는 길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것 봐요. 다시 이렇게 지나다니면 신고할 거야." 날은 무척이나 좋았다. 추울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겐 산책하기 좋은 날 중 하나였다. 모두들 기분 좋게 산책했고, 그저 평소처럼 돌아오는 중이었다. 우리가 개를 좋아하는 만큼,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날이면 봉사자들도 시무룩해지고, 자기를 끄는 봉사자들이 힘이 없는 걸 아는지 애들도 조금 시무룩해 보인다.
"신고할 거야" 혹은 "여긴 문화재야, 개들을 데리고 와서 훼손시키는 곳이 아니라고"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에게 조금은 미안해진다. 애들이 단순히 개라서, 유기견이라서 이러나 싶다가도 저 사람들도 그저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하기도 하는 복잡한 마음이 돼 리드줄을 더 꽉 잡고, 아이들을 안아올리고, 청소 집게를 손에 꼭 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