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임' 이호종 선수는 남성 커뮤니티 유저들에 의해 '익룡' 소리의 주 원인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온게임넷 캡처
E스포츠의 '익룡' 혐오도 마찬가지다. 익룡은 종종 선수의 외모를 따라다니는 '얼빠'나 경기내용과 관계없이 특정 선수나 팬만을 추종하는 극성 팬 등으로 묘사된다. '매드라이프'(CJ엔투스)나 '페이커'(SKT T1) 등 슈퍼스타를 보유한 팀들, 혹은 '플레임'(롱주)이나 '피넛'(타이거즈) 등 외모가 빼어난 선수들에게 익룡들이 유독 따라붙는다는 편견이 재생산된다.
그러나 여성관객의 성향이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도 증명되지 않은 편견에 가까우며,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비난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자본주의 상품체제 하에서, 당연히 특정 스포츠도 상품이다. 그 상품에 접근하는 이유가 외모든 또 다른 무엇이든 그것을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결국 익룡이라는 라밸링 자체도 옳지 않고, 그에 대한 오해도 옳지 않으며, 오해가 사실이어도 비난은 옳지 않다. 간단히 말해 익룡을 둘러싼 A to Z는 모두 옳지 않다.
소비되는 여성, 그러나 소비하면 안 되는 여성떠오르는 의구심을 막기 힘들다. 주류는 이렇게 '여성의 소비'를 혐오하면서도, 정작 '여성'은 줄기차게 소비해왔기 때문이다. 여성 프로게이머 서지수도 활동 당시 '얼짱'으로서 소비되었고, 경기 방송 중 '예쁜' 여성 관객이 클로즈업되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LCK의 여성 아나운서는 등장할 때마다 성희롱에 가까운 댓글들이 따라붙는다. 이렇게 E스포츠도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을 소비해왔다. 다른 많은 영역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소비되는 여성, 그러나 소비하면 혐오 받는 여성. 이것은 사실 E스포츠 판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모습이다. '익룡 극혐'이 내포한 위험성은 바로 이 지점이다.
<보도지침> 제작자 "여성 비판 아니라 기획자 비판" |
기사 내 사례로 제시된 연극 <보도지침> 논란에 대해, 제작자 이성모씨는 "가벼운 공연들을 관람하는 여성분들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공연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젊은 여성분들이 계신 상황에서 새로운 관객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기획자들을 비판한 내용"이라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나아가 "많은 분들이 불편해 하시는 점들에 대해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
공유하기
'익룡충 극혐', 여성 관객은 왜 조롱받아야 하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