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책학생들이 찾아온 책소개를 들으며 각자의 사연을 들을 수 있는 수업시간이었다.
조세인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거나 나에게 주고 싶은 책은 <러브레터/ 나는 나답게 산다/ 미움 받을 용기/ 플라스틱 섹스/ 뭘 해도 괜찮아/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연애소설/ 너무도 쓸쓸한 당신>등이 있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수학으로 생각한다/ 최고 공부짱들이 밝힌 나만의 공부비법/ 비슷한 것은 가짜다/ 유혹하는 글쓰기/ 바다를 닮은 대통령/ 애니어그램의 지혜/ 아버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자신이 찾은 책을 돌아가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섯 권의 책으로 저마다 다른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책 제목이 곧 내 마음이니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책에서 <유혹하는 글쓰기>를 가져온 친구가 그랬다. "글쓰기도 싫은데 글쓰기가 유혹까지 한다니 더 싫어요." 조금 서운했지만 솔직해서 좋았다.
역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은 책을 소개할 때, 한 친구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책 두 권을 가지고 왔다. 이야기를 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올라와 눈시울이 붉어진다. 더 얘기하고 싶어 했지만 마음을 다 내놓을 만큼 편안해보이지 않았다.
우린 어떤 관계를 맺을까.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울컥하는 학생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관계의 결핍으로 오는 상처를 잘 보듬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몸으로 만나야 한다. 딱딱한 책상 앞에서만 만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체육시간에 함께 뛰기 시작했다. 나의 굳은 근육이 풀릴 때쯤이면 이들의 마음도 풀려 있겠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겠지. 우리들의 글쓰기도 끝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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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쓸 때는 은둔자가 되고 싶으나, 그저 사람을 좋아하는 여인. 곧 마흔, 불타는 유혹의 글쓰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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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고른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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