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님은 '세월호 참사의 고통'을 증언했다.(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기독청년아카데미
"2014년 4월 16일 모두의 눈앞에서 충격적으로 벌어진 '세월호 참사'. 단 한명도 구조해내지 못하고 304명의 희생자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세월호를 통해 우리 시대의 문제들이 고통스럽게 드러났지만 성찰과 진실은 사라지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이 최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 참사에 대한 성찰과 진실규명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겁니다. 그래야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기독청년아카데미(기청아·오세택 원장) 강좌에서 박은희님(세월호 유가족)이 청년들 60여명 앞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기청아는 봄 학기를 맞아 이 시대의 불의함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의 증언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위안부 피해 문제, 그리고 청년들의 실업문제와 노동현장이다. 세월호 유가족인 박은희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태효 목사,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조금득 센터장이 지난 23일 서울 한양대 강의실에서 증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세 분은 이 시대의 강도 만난 이웃이자 여성이다. 요즘처럼 청년들이 모이기 힘든 때에 4일 연속으로 진행된 공개강좌에 매 강좌 60~70여명의 청년들이 꾸준히 수강하고 있다. 공개강좌는 기청아, 고려대 기독인연합, JOY서울북지부, 서울YMCA, 성서한국, <복음과 상황>, 한국기독학생총연맹(KSCF)이 함께 주최했다.
박은희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2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증언했다. 박은희님은 무엇보다 유가족들에 대한 오해와 악의적인 왜곡이 고통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유가족들 얘기 들어보면, 시댁에서 이런 말 한데요. 돈 아껴 쓰라고, 문 잘 잠그고 다니라고, 보상금이 나온 줄 아는 거죠. 가족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의 오해는 오죽할까 싶어요, 악의적으로 왜곡되는 내용이 그래요. 특례입학 이야기가 나올 때 당황스러웠어요. 우리는 그런 보상 원하지도 않았고, 특례입학 필요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말이죠." 박은희님은 진실규명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잘못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고 왜 잘못했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앞장서서 규명해야 할 국가와 주류언론이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는 심리치료로 치유되는 게 아니잖아요, 세월호 이후에 정말 많은 국민들이 상처 입으셨잖아요. 이런 세상에서 누구를 믿을 수 있겠어요. 이대로 진실을 밝히지 않고 상처를 방치하면 큰일이 날 거라고 봐요. 하지만 국가도 주류 언론도 진실을 밝히고 성찰하는 데는 관심이 없어요." 박은희님은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돈이 우선이 아닌 생명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안전사회'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