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관련 보도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이 더욱 편파적인 이유는 여당과 야당에 대한 비판의 잣대가 판이하기 때문이다. 더민주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친노' 인사가 낙천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패권'을 운운하며 비판하는 TV조선이, 정작 새누리당 '친박' 세력의 전횡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직접 대구를 방문하며 이른바 '진박' 후보들을 지원한 이후, 정종섭, 추경호 등 '친박' 후보 대부분이 새누리당의 공천 또는 경선을 받았다. 이한구 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는 15일 7차 공천까지 '유승민 계'와 '이명박 계' 인사들을 대거 탈락시켰다.
하지만 TV조선은 이러한 새누리당의 노골적인 '친박 패권주의'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심지어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드러난 윤상현 의원의 욕설 파문에는 '물타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총감연 '윤상현 파문 관련 보고서(3/15)' 참조 http://me2.do/x2JDmgPR) TV조선의 이중 잣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2. '대통령 친위대' 구상하는 새누리당의 야욕, 외면하는 방송사들15일 새누리당의 7차 공천 발표에서 이재오 의원과 진영 의원이 탈락하자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윤상현 의원의 욕설 녹취록으로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친박계'와 마찰을 빚었던 인사들이 대거 배제된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이 사실상 대통령을 향한 충성 경쟁의 성토장으로 변질됐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무성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결과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면서 17일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가 모두 파행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의 측근들은 모두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 포함되어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간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상향식 공천을 통한 선거 개혁을 운운했던 새누리당의 총선은 되려 반민주주의의 온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태도는 하나같이 '모르쇠'이다.
■ 불공정 공천에 침묵, 언론의 비판 기능은 어디에이른바 '비박계'가 대거 탈락하고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가 계속 미뤄지는 새누리당의 공천 행태에 비판적 태도를 보인 것은 SBS와 JTBC뿐이다. SBS <'친유승민' 몰락…'공천 학살' 논란 확산>(3/16, http://me2.do/xdZ6zMq1)는 "전체 컷오프 결과를 보더라도 친박계가 4명인 반면, 비박계는 12명에 달합니다. 이렇게 차이가 크다 보니, '공천 학살'이다, '고무줄 잣대'다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친박계'와 '비박계'의 탈락 규모를 수치로 비교했다.
"가장 두드러진 공천 논란은 별 기준 없이 경선기회조차 빼앗았다는 주장" "다음 논란은 새누리당 우세지역의 3선 물갈이" 등 새누리당 공천에 제기되는 비판점을 열거한 김정인 기자는 "이런 가운데 비박계 김무성 대표 측근들은 공교롭게 한 명도 탈락하지 않아서 김 대표와 친박계 간의 거래설이 돌았습니다"라며 김무성 대표에 대한 의혹도 덧붙였다.
JTBC는 <대선까지 겨냥, 친박 '순혈주의' 포석?>(3/17, http://me2.do/Ig8EjQzz)에서 '친박계 공천 학살'이란 말이 나왔던 2008년 총선 당시 "친이계 12명, 친박계 10명으로 해서 겉으로 보기에만 해도 평균은 맞췄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번 공천의 경우 "친박계가 80여 명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 절반가량인 40여 명이 비박계"라며 대조했다. 손석희 앵커는 "유권자인 국민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건데, 지금 봐서는 그렇게 의식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SBS와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에서는 이런 지적을 찾아볼 수 없다. 타사는 △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위원장의 대립 △ 유승민 의원의 공천 결과 발표 여부 △이재오 의원 등 탈락 의원들의 연대 여부 등 가시적인 사실 전달에만 주력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표적인 방송사는 KBS와 MBC다. KBS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당의 공천을 <'공천 제동 vs 반박'…김무성‧이한구 충돌>(3/16, http://me2.do/5Qqgjo2m)라는 단 1건의 보도로 갈음하면서 모든 의혹을 덮어버렸다. 이 보도는 "김무성 대표가 공천 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고위 의결을 보류"했다며 김무성-이한구 대립만을 다루고 있다. MBC는 <뜨거운 감자 유승민 공천 또 보류>(3/16, http://me2.do/5Ec27ijR)로 김무성-이한구 대립 외에 1건을 더했지만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에만 관심을 보였다.
■ "선거의 여왕 박근혜"... 침묵 넘어 '친박 호위' 자처한 TV조선‧채널ATV조선과 채널A는 침묵에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에 충성스러운 사람만 살아남는 새누리당의 공천을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나선 것이다.
TV조선 <"찍히면…" '눈 밖 인사' 탈락>(3/16, http://me2.do/5q6Wr5fE)에서 최희준 앵커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 또는 친박계와 대척점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찍히면 죽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공천이란 뒷말"이라며 운을 뗐지만 이 보도는 '찍히면 죽는' 공천을 비판하는 보도가 아니다.
오히려 "대표적 비박계 인사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은 유달리 박근혜 대통령과 악연이 깊습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임태희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실장" "진영 의원도 낙천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2004년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초대 비서실장, 현 정부 복지부 장관까지 지냈지만 기초노령연금을 둘러싼 항명 파동으로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났습니다" 등 낙천자들이 탈락한 이유가 '대통령에 대한 배신'임을 일일이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