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춘천 중도.
예맥문화재연구소
레고랜드 사업을 일부 재검토하겠다는 말이 나온 데다 레고랜드 조성 예정 부지인 중도에서 발견된 유적들을 처리하는 문제에서도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황이어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강원도의회 본회의에서 곽영승 의원은 레고랜드 사업이 "기공식만 해놓고. 2년 4개월 동안 아무 결과 없고 파열음만 내고 있다"고 지적한 후 "절대 믿지 않는다. 내년 말에 절대 완공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에도 똑같은 말을 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곽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큰 틀에서 차질 없고. 내년 완공에 별 문제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문순 지사의 확신에는 일단 현실 인식에서부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2014년 중도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유적 문제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올해 안에 레고랜드 시설 부지조성 공사의 착공은 확실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레고랜드 시행사인 엘엘개발의 고위관계자 역시 문화재청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착공이나 인허가 절차 진행 등 어떤 상황도 진척되지 않는다며 강원도의 계속되는 '기한 약속'에 우려를 표시했다.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청동기 환호지역의 보존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레고랜드 조성 부지에서 이전하기로 한 36기의 고인돌에 대한 복원계획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엘엘개발은 문화재청의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의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결국 강원도와 강원도지사의 임기응변이 곽 의원의 지적처럼 2년 4개월간 아무것도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고 강원도에서 하는 말을 이제는 믿을 수 없는 단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지난해 발견된 대규모 원삼국시대 환호에 대해서는 원형 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도 개발 사업은 더욱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엘엘개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레고랜드 부지조성공사를 착공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발굴 준공이 난 후에도 5개월 정도의 인허가 과정이 더 필요해 사실상 올해 안에 부지조성공사를 착공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최문순 지사는 도의회에서 "5월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치고 정상화하겠다"는 답변을 해 향후 거짓말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직 엘엘개발은 문화재청에 2014년 발굴지에 대한 부분준공신청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
자본금 잠식, 고리대금으로 레고랜드 건설할 판엘엘개발에 참여한 민간업체들이 출자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참여사들이 자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다. 결국 자본금 잠식에 이른 엘엘개발이 '강원도의 책임이 명시된 2050억 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강원도의 '채무이행 보증'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고금리 대출금 이자 및 추가 수수료 문제가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엘엘개발 출자사인 한국투자신탁이 설립한 자회사와 엘엘개발이 체결한 'PF대출 약정'에 의하면, 연 이율 5.3%의 고금리 외에 2050억 원에 대한 대출 수수료 56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KB 자산운영에 의한 기금운용 수수료가 추가로 매월 1천만 원씩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구분
| 금액
| 이자율/수수료
| 비고
|
PF 약정대출
| 2050억 원
| 5.3%
| - 한국투자신탁 자회사에서 대출 (3월 현재 사용분 약 700억 원) - 사용분에 대한 이자만 하루 1천만 원
|
PF 약정대출 수수료
| 2050억 원
| 2.5%
| 2050억 원에 대한 수수료 56억 원 선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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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운용
| 매월 필요 금액
| 월 1천만 원
| 매월 사용 액수에 관계 없이 KB자산운용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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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레고랜드 PF 관련 이자 및 수수료
더욱이 한국투자신탁은 강원도가 "우량한 기업이 레고랜드 사업에 참여한다"고 자랑한 민간법인으로서, 엘엘개발에 '당초 75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지만 3억원만 출자'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한국투자신탁은 한발 더 나아가 자회사를 통해 고비용의 이율로 대출을 해주고 높은 수수료까지 챙기는 것으로 드러나, 엘엘개발의 출자기관으로서 '사업의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이자 수익을 위해 참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대두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수수료를 챙기는 데 있어 사용된 금액이 아닌 계약된 부분에 대해 수수료 56억 원을 선급금으로 가져가는 문제는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