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꽃과 열매. 지난해 가을 맺은 열매와 새봄에 피어나는 산수유꽃이 한데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하고 있다.
이돈삼
산수유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이파리 없이 피어난 꽃이 더 선명하다. 그 꽃이 진 자리에 초록 빛깔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가을에 빨갛게 익는다. 씨앗을 빼고 과육만을 술로 담그거나 끓여서 차로 마신다. 약재로도 쓴다.
산수유에는 각종 유기산과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도 푸짐하다. 건강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계통을 다스린다고 적혀있다. 원기도 보충해 준다. 소문대로 남자한테 좋다. 여성들의 건강과 미용에도 좋다.
옛날엔 산수유 열매의 씨앗을 입으로 빼냈다. 어릴 때부터 이 일을 되풀이한 탓에 마을 아낙네들의 앞니가 많이 닳았다. 다른 데서도 산동 아낙네라는 게 티가 났다. 남원, 순천 등지에서 산동처녀를 며느리로 삼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몸에 좋은 산수유 열매를 평생 입에 달고 산 덕분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산수유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면서. 산수유의 꽃말이 영원 불멸의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