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단속에 항의하는 업주
최홍대
술집을 나오자 종업원의 연락을 받았는지 업주가 허겁지겁 달려와서 필자 앞을 막아섰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욕설과 인신공격을 하더니 오른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를 강제로 빼앗으려는 시도를 했다. 누구의 허락을 받아 단속을 나왔느냐며 사진 찍은 것이 있으면 자신이 모두 지우고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단속원 대부분의 연령대가 50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심리적인 위축과 충분히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경찰을 부르자고 제안하자 업주는 자신있다는 듯이 당당하게 경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더니 별 문제가 없다고 업주에게 전달하자. 그 말을 들은 업주는 생각이 180도 바뀌었는지 "종업원들에게 흡연에 대해 교육을 확실히 시킬 테니 잘 마무리 해달라"며 부탁을 해왔다.
1시간 남짓 보건소 직원을 포함한 단속원들과 현장단속을 나가본 결과, 아직도 금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희박했다. '올린 담뱃값=흡연의 정당성'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부터 단속에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사람들까지 국민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올렸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건강을 위해 올린 담뱃값에서 거둬들인 세금의 일부는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단속원을 늘릴 수도 있고 금연에 대한 캠페인을 확대할 수도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현장에서의 단속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흡연을 하는 일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정부의 금연정책만큼이나 일정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것이 현장 단속원들의 업무고충을 배가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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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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