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인천시당 소속의 정수영, 김성진, 배진교 후보 등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지역 야권연대 파기를 선언하고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 : 정의당 인천시당>
한만송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이 야권연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면초가 위기에 처한 정의당이 '실력으로 정면 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더민주와 정의당의 인천지역 선거연대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정의당 인천지역 총선 출마자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에 연연하지 않고 진보정당의 정책적 선명성으로 독자적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런 사람과 연대해야 하나" 인천 야권연대 갈등)
김제남 국회의원 등 서울지역 총선 출마자들도 지난 15일 "야권연대에 소극적인 더민주와 더 이상 협상하지 않고 총선에 독자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에서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야권연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꽤 형성됐다. 하지만 총선을 3개월 앞두고 국민의당이 창당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대표 김종인)는 테러방지법 제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야권 지지층을 결집해 지지율을 반등시켰지만, 야권연대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정의당은 더민주와 진행한 선거연대 논의를 중단하고 독자행보를 결정했다. 인천에서는 선거구 13곳에 모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번 총선에서 계양 갑에 화력을 집중해왔다. 인천지역 진보정당정치 1세대에 해당하는 김성진 인천시당위원장의 당선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깨지면서 계양 갑 집중 전략을 수정, 인천 선거구 전체에 후보자를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진보 정당의 가치와 정책을 더 많은 유권자에게 알리고 정당 지지율을 끌어 올려 비례 국회의원 의석수를 한 석이라도 더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김성진(계양 갑) 예비후보 이외에도 정수영(남구 을)·배진교(남동 을)·김응호(부평 을)·김중삼(서구 을)·김상하(연수 을)·조택상(중동강화옹진군)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여기다 방제식(계양 을)·김민수(남동 갑)씨도 출마할 계획이다. 나머지 서구 갑·남구 갑·연수 갑 선거구엔 전략공천 등을 통해서라도 후보를 낼 계획이다.
박종현 정의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인천은 야권연대 경험이 꽤 있어, 야권연대 논의를 빠르게 했지만, 더민주의 분열과 오만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한 뒤 "정의당은 경제와 안보 무능을 보인 현 정권을 심판하고, 오만으로 가득한 제1야당에 회초리를 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이 인천의 선거구 13곳에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다고 하지만, 이를 당력이 뒷받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의석수는 5석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당과 비교해 국고보조금이 매우 적어 당원들의 당비와 후원금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 당비를 정기적으로 내는 '진성당원'이 3만 명 정도다.
인천에서 후보 13명을 출마시키려면, 선거비용이 만만치 않아 재정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참패할 경우, 야권 지지층으로부터의 비판에서 정의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인천시당 핵심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회동해 야권연대와 관련해 논의했다.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데는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각 정당의 공천이 확정된 상태라, 시당 차원의 논의가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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