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형아 눈 옆에 상처 났으니 손들어
정가람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말을 곰곰이 되씹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강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것도 똑같은 폭력일 터, 아이에게는 뉴스에서 나오는 폭력과 나의 회초리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나야 부모로서 훈계하는 입장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지만, 과연 저 어린 녀석들이 그런 부모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역시나 아이들을 훈계할 때는 절대 손을 대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증가하는 아동 학대그리고 며칠 전, 이번에는 뉴스에서 '평택 실종 아동'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뉴스 첫 머리였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던 나는 갑작스레 아이들에게 들어가 자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모가 아이들을 잔인하게 죽였다는 사실 자체를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탓이었다.
그러나 얼핏 뉴스를 본 까꿍이가 또 질문을 한다.
"또 엄마, 아빠가 자식을 죽인 거야?""응? 으응. 그렇다네.""왜? 아이가 굉장히 큰 잘못을 했대?""아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엄마, 아빠가 평소에 문제가 있었나봐. 그러니까 아이를 저리 때리고 죽이기까지 하지. 우린 걱정 마. 그런 일 없어."녀석은 알겠다며 잠자리에 들어갔지만, 정작 나는 여러 상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요즘 아동과 관련된 잔혹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과연 이 사건들이 실제로 증가하고는 있는 걸까? 아니면 언론에 드러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증가한다고 느끼는 것일까?
혹자들은 정부여당이 선거철을 맞이하여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해 강력범죄에 대한 언론노출을 많이 높였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아동학대 신고 등 여러 통계 자료를 봐도 아동학대와 그와 관련된 사건들은 실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