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석.도쿠가와 막부에 바친 다이묘들의 바위 크기로 충성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노시경
사쿠라몬에 들어서자 눈앞을 떠억 가로막는 거대한 바윗돌이 있다. 소석(蛸石)이라고 부르는 이 바윗돌은 성문을 통과한 적을 막기 위한 내부 성벽의 일부분이다. 이 바위는 130톤이나 되는 거석으로 오사카성 안에서 가장 큰 돌이다. 엄청나게 거대한 이 바윗돌은 오사카성을 재건할 때 지방 영주인 다이묘(大名)가 도쿠가와(德川) 막부에게 바친 돌이다. 당시에는 다이묘들이 가져다 바친 바위의 크기가 클수록 막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바윗돌이 거대한 내력이 조금 어이없기는 하지만 바윗돌의 크기는 기가 막힐 정도로 크다. 17세기 당시에 이렇게 큰 거석을 어떻게 옮겨왔을까? 게다가 이 큰 바위를 일본 내해인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의 이누시마(犬島)로부터 성 안까지 옮겼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이 거석을 오사카성 안까지 옮기는 것이 오사카성을 지을 당시 가장 난공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사카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9년 전인 1583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대하고 호화롭게 쌓은 성이다. 일본 열도의 천하쟁탈전이 벌어졌던 현장, 웅장한 오사카 성의 덴슈가쿠를 향해 성 안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섰다. 일본에서 가장 큰 3대 성 중의 하나인 오사카성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여행지라기기보다는 거대한 옛 유적지 안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조금씩 걸어 나갈 때마다 덴슈가쿠가 점점 눈에 꽉 차게 다가왔다. 덴슈가쿠 내부는 8층으로 지어졌지만 밖에서 보니 마치 층고가 높은 5층 건축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와지붕과 용마루가 동서남북 4방향으로 모두 뻗어나가는 모습이 강렬하게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