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곁에 활짝 핀 복수초쓸쓸한 할머니곁에서 피고 지는 복수초를 보며 할머니가 우리에게 보내 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하며,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그들에게 복수의 마음을 품었다.
박보현
정대협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38명 중 2016년 2월 20일 기준으로 마흔네 분이 살아계시다고 한다. 현재 진주를 포함한 서부경남 지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모두 소천하셨다.
할머니들의 명예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 기가 찰 노릇은 실험본 교과서에 '전쟁터의 일본군 위안부'라는 사진 제목과 함께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노예가 됐다"라는 사진 설명이 서술됐으나, 최종본 교과서에는 사진이 삭제되고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간 젊은 여성들은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하였다"라고 서술했다.
'위안부'와 '성노예'라는 표현이 삭제되고, 구체성이 결여된 서술로 바뀐 것이다. 할머니들의 아픈 삶이 아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진실을 외면하는 정부,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지금 저 산 속에서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는 복수초처럼, 할머니들 곁을 지켜 한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타이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곳곳의 여성들이 강제로 끌려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됐다. 지금도 여전히 이유 있는 싸움을 하고 있는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