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군과 일본군은 조류가 거센 울돌목에서 치열한 격전을 펼쳤다. 이순신 장군이 거센 물살을 이용한 전략을 짜고 일본군을 이곳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돈삼
바닷물의 흐름이 소수의 전선으로 싸우는 조선 수군에 유리하게 바뀌었다. 반대로 전선이 많은 일본군에는 불리한 물흐름이었다. 덕분에 조선 수군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부담없이 적선을 공략했다.
거제현령 안위와 중군장 미조첨사 김응함의 배가 앞으로 나아가 적선을 쳐부쉈다. 안위와 함께 전함을 탄 수군들은 긴 창과 수마석으로 일본군을 공격했다. 안위의 군사들이 먼저 공격을 하고 나면 이순신은 화포를 쏴 적선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활시위를 당기는 군관들도 매한가지였다. 얼마나 많이 활시위를 당겼는지, 손가락이 칼에 벤 것처럼 상처투성이였다. 수군의 뒤에 선 주민들은 맨몸으로 적선의 접근을 막아냈다. 솜이불로 적선에서 날아오는 총탄을 막기도 했다. 말 그대로 죽음을 무릅쓴 싸움이었다.
이순신은 "적이 천 척이라도 우리 배에게 덤벼들지 못할 것이다, 일체 힘을 다해서 적선에게 포를 쏴라!"고 외쳤다. 전라우수사 김억추, 녹도만호 송여종, 평산포대장 정응두, 순천부사 권준 등 여러 장수와 병사들이 지자총통과 현자포, 화살을 빗발처럼 쏘았다. 지자총통, 현자총통의 포성이 강산을 뒤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