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보리
흰 눈에 짝짝이 발자국 좀 봐. 짧은 발이 한 쌍, 긴 발도 한 쌍. 긴 발은 발가락이 다섯 개고 짧은 발은 발가락이 네 개야. 누구 발자국일까? (2쪽)'어린이 산살림' 이야기 가운데 첫째로 나온 <야, 발자국이다>(보리, 2003)를 읽습니다. 겨울에 숲에서 느끼거나 헤아릴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겨울이면 눈이 소복히 쌓인 숲에서 발자국 찾기 놀이를 할 수 있거든요.
다만, 우리 집이 있는 전남 고흥은 한겨울에도 눈 구경을 하기 몹시 어렵습니다. 눈이 쌓이는 일이 한 해에 하루나 이틀이 될랑 말랑 한 데다가 밤새 눈이 한 번 쌓이는 날에도 낮이 되면 햇볕에 몽땅 녹아요. 눈 발자국을 찾기가 참 까다롭습니다.
그래도 이른아침에는 마당이나 뒤꼍을 누군가 지나간 발자국을 보아요. 첫째, 마을고양이가 지나갑니다. 둘째, 온갖 새가 마당에 내려앉았다가 날아오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와, 눈이다!" 하면서 발자국을 엄청나게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