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인 둘째 황금이와 셋째 현빈이, 넷째 혜빈이.
박미경
아이들 재롱에 웃음 활짝
하빈이네의 하루는 여느 집보다 일찍 시작된다. 아이들은 오전 7시 30분 무렵 출근하는 아빠와 함께 어린이집으로, 학교로 향한다. 아이들을 깨우고 씻기고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하다보면 솔직히 전쟁터나 다름없다.
오후 6시 무렵 아이들과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오롯이 엄마와 막내 하빈이만의 시간이지만 쉴 틈은 없다. 남편과 아이들이 떠나고 난 자리를 치우고, 돌아올 아이들을 위한 먹거리 등을 장만하고, 울음으로만 말하는 하빈이를 챙기다보면 어느새 저녁이라고.
아이들이 돌아오면 시끌벅적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선희씨는 "아이들이 오면 넓지 않은 집이 꽉 차고 학교에서,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없다"라면서 "저녁 먹을 때면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와 춤으로 재롱을 부리면서 "사랑해"를 외치며 품으로 파고드는 아이들의 환한 얼굴을 보면 하루동안의 고단함도 잊고 "행복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아이들 막내 하빈이는 지난해 10월 21일 조산아로 태어났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돌보느라 힘에 부친 엄마의 뱃속에서 더 이상 있기가 힘들었는지 예정일보다 40일가량 일찍 세상으로 나왔다.
입덧조차 없었던 언니·오빠와 달리 하빈이는 심한 입덧으로 엄마를 힘들게 했다. 조기진통이 오면서 병원에서는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하다고 했다. 엄마가 제대로 돌보지 못한 때문인가 싶어서 미안했단다. 지금은 제법 몸무게도 늘고 우유도 잘 먹지만 늘 신경이 쓰인다고.
하빈이를 챙기느라 큰 아이들을 제때 챙겨주지 못할 때는 속이 상하기도 한다. 그런 빈자리는 큰딸 황금이가 채워준다. 황금이는 바쁜 엄마를 도와 동생들을 돌보고 심부름도 도맡아하면서 큰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때로는 심술도 부리고 반항도 하지만 말이다.
이선희씨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시끌벅적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서로서로를 챙기면서 서로 의지하고 노는 모습을 보면 많이 낳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서로 돌보면서 서로의 친구가 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면서 대견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