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제108주년을 맞아 안산여성노동자회와 안산청년네트워크 주관으로 8일 오후 맥주나라에서 열린 안산여성대회 토크쇼 ‘Women의 샤우팅-우리의 월급봉투 누가 정했나?’에 참가한 여성노동자들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투덜이, 야생마, 맥가이버,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박호열
안산에서는 안산여성노동자회와 안산청년네트워크 주관으로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8차 안산여성대회 토크쇼가 열렸다. 'Women의 샤우팅-우리의 월급봉투 누가 정했나?'를 주제로 8일 오후 일일후원 찻집을 겸해 맥주나라에서 열린 토크쇼에는 노동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토크쇼는 정책전문가인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와 20대 여성(취업준비노동자, '야생마'),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40대 여성(어린이집 교사, '맥가이버'), 돌봄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50대 여성(가정관리사, '투덜이') 노동자가 별명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전단지, 호텔, 학원, 편의점 등 온갖 알바와 인턴을 해 봤어요. 이력서 스펙 쌓기 위해 방학 중엔 다양한 인턴을 했어요. 월 30만~40만 원 받고 주 8시간 근무에 야근도 하고. 그런데 900만 원 받는 오너가 인턴급여 30만 원을 안주면서 겨우 30만 원 때문에 자신에게 이러는 거냐고 권력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었고 정말 파란만장했어요."(야생마)"21살에 결혼하고 이후 보습학원, 피아노학원, 선교원 등에서 일하다가 아이가 5살 때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 후 아이 1학년 때 돌봐줄 사람이 없어 4개월간 쉬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 이 일을 했어요."(맥가이버)
"둘째 아이 출산 후 다시 일을 찾았을 때 나이가 46살이었는데, 그 나이가 되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현장에서도 나이 많다고 뽑아 주질 않더라고요. 나이 많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지만 사람도 아닌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이 일을 시작했는데 적성에 딱 맞아요."(투덜이)이들은 세대와 직업, 업무의 숙련도, 전문성과 상관없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거나 그 언저리에 머물러있다. '맥가이버'처럼 어린이집 교사로 20년 넘게 일해야 간신히 최저임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한 달 지출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가슴 한켠에 켜켜이 쌓은 응어리를 풀듯이 이야기는 술술 이어졌다.
"요즘 일이 별로 없어서 주 26시간 일을 하고 월 75만 원 정도 받아요. 대부분 식비로 지출해요. 예전엔 가계부도 쓰고 그랬는데, 이젠 매월 마이너스라 따로 쓰고 있지 않아요(...) 가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가 왜 이렇게 동동거리며 일을 하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투덜이)"지금 살고 있는 집 대출금이 고정으로 40만 원 정도 나가고, 학자금대출과 생활비 충당을 위한 약관대출이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돼요. 그리고 아이와 저 보험비가 40만 원, 아들 교육비 50만 원 정도? 한 달에 20~30만 원 정도는 마이너스인 것 같아요."(맥가이버)"회사 다닐 때 130만 원 정도 받아서 60만 원은 적금하고, 나머지로 핸드폰비, 보험, 후원금, 기타 문화비 등 사용했어요. 너무 하고 싶은 게 많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요. 개나 소나 다 간다는 기차여행 '내일로'도 못 가보고, 지금 장바구니에 40개 정도의 물품이 계속 담겨만 있어요. 사지는 못하고..."(야생마)최저임금 현실화 위해 "싸구려 임금에 분노의 싸다구를 날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