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위협과 혐오는 여성이 모인 집단으로 확장된다.
해당 학교 대나무숲 갈무리
- 여대를 다닌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가?C : "크게 달라지진 않지만 (여대를 다닌다고 하면) 흥미로워한다. 여자만 있으면 어떤지, 된장녀가 많은지, 여자만 있어서 군기가 세다거나 등을 묻는다. 잠재적 여자친구(?), 연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이대 누구랑 연애를 했는데-'식의 이야기.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나. 서울대생을 만났다고 해서 4~5년씩 연애한 이야기라면 모를까 갑자기 나 서울대생이랑 소개팅 했다로 시작하는 대화는 자연스럽지 않다. 초면인데."
D : "어른들은 '시집 잘 가겠네' 한다. 또래 대학생들은 '재미없겠다'고 이야기한다. 얼마 전에는 남녀공학 대학생들과 함께 모인 공간에서 '남자가 많이 없어서 아쉽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 대학교는 '시집'을 준비하는 공간도 아니고, 구성원 모두가 여성이라고 '재미없지'도 않다. 또, 남성이 없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여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마치 모두 남성을 원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웃긴다. 이성애 중심적인 사고다.
또 '기 싸움 심하지 않냐', '기 빨리지 않냐'는 말들을 한다. 나는 남성들이랑 있을 때 더 기가 빨린다. 남성들이 더 기가 세다. 그런데 그들은 '기가 세다'고 표현하나. '권력 싸움'이라고 말한다."
- "솔직히, 여대엔 된장녀, 김치녀들 많잖아. 안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B : "대화 상대방의 성별이 남자면 (같은 이야기를 해도) 자기 검열이 들어가는 것 같다. 이 말을 하면 김치녀인가 이런 것들. 여대생인 나조차도 '김치녀' 편견이 있었다. 옛날에는 소위 '개념녀'로 자기 검열을 많이 한 편이다. 남자친구가 밥을 사줄 때도 '내가 이거 잘못하고 있는 건가'라고. 저학년 때는, 언급된 여대 이미지를 강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기 검열을 많이 했다."
D : "'여대에는 그런 사람들이 없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김치녀, 된장녀라고 불리는 표현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하나의 프레임이다. 애초에 된장녀, 김치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값비싼 가방을 들고 5천 원 하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비판받을 일인가? 남성들은 술자리에서 수십, 수백만 원을 쓴다. 하지만 남성이 범주화되어 비판받지 않는다. 애초에 된장녀, 김치녀는 없다. 가부장 사회가 여성에게 프레임을 덧씌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