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오른쪽)와 현재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왼쪽)의 상호 비난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미국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가 분열 위기로 치닫고 있다.
독설과 기행을 일삼으며 온갖 논란을 몰고 다니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대선 후보직에 성큼 다가서자, 위기감을 느낀 공화당 주류 진영이 트럼프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지난 1일 경선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대결에서 압승을 거두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해졌다는 것이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트럼프를 막기 위해 다른 후보를 지원하거나, 막후에서 여론몰이를 해왔던 공화당 주류 진영은 막다른 길에 몰리자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하고 나섰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밋 롬니가 먼저 나섰다.
롬니 "트럼프는 사기꾼이자 가짜" 비난ABC, CNN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롬니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학 연설에서 "트럼프는 사기꾼이고, 가짜"라며 "국민을 속이고 있는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는 약자를 협박하고 부정직하며, 여성을 혐오하는 인물"이라며 "만약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미국의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향한 전망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을 겨냥해 "그의 상상력과 현실적 권력이 결합해서는 절대 안 된다"라며 "만일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미국은 기나긴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건 보수인 롬니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라며 "공화당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정책을 반영하는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도 발끈하고 나섰다. 롬니의 발언을 접한 트럼프는 이날 포틀랜드 유세에서 "롬니는 4년 전 대선에 출마했을 때 내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구걸했던 인물"이라며 "2차례 도전에도 대권을 놓친 그는 실패한 후보"라고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롬니는 이번 대선에도 도전하려다가 내가 출마하자 두려워서 계획을 접은 것"이라며 "롬니야말로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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