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갈릴레이 서클팀 갈릴레이 서클팀은 언론인 지망생들의 모임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찬양, 김수빈, 박종화, 이종희, 장은선, 정재우, 조유라씨.
김예지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들, '구석 정치'를 조명하다 "소설 <모비 딕>에선 거대 고래에게 다리를 잃은 사람이 나와요. 그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바쳐가면서 고래를 좇습니다. 이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을 끝까지 좇아가야 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 아닐까 생각했어요."(박종화)갈릴레이 서클을 처음 떠올린 건 박종화씨와 장은선씨다. 같은 독서 모임의 구성원이었던 둘은 지난해 10월, 또 다른 친구 한명과 함께 '총선에 대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마음먹었다.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경제학자 칼 폴라니의 책 <거대한 전환>에서 영감을 얻었다. '갈릴레이 서클'이란 팀명도 칼 폴라니가 대학 시절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모임의 이름에서 따왔다.
"'청년들 투표율 낮고 관심 없다'고 말하는데 '과연 진짜 그런 걸까'하는 의문도 있었고, 그게 사실이라면 정치를 쉽게 알려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치는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잖아요." (장은선)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지난 1월 1일부터. 초기에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친구가 빠지고, 종화씨와 은선씨만 남았다. 언론인 지망생 카페에 글을 올려 모비딕 프로젝트를 함께할 사람을 구했다. 6명이 모였다. 모두 기자, 아나운서, PD를 꿈꾸는 언론인 지망생.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마음은 같았다.
"학교에서 기사작성 수업을 맡았던 현직 기자 분이 항상 하신 말씀이, '너희는 언론인이 되려고 하면서 앉아서 하는 공부만 하려고 한다'는 거였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그저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취재를 하고 무언가 알리고 싶으면 지금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왜 그걸 안 했을까'라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김수빈)
"스물여덟이라는 제 나이에는, 앉아서 일년에 몇 번 있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보다 나서서 무언가를 해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금 어려울 뿐이지,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잖아요." (장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