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환경청의 보도자료. 기생충 감염이 사인이라면서도 근본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정수근
즉,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른바 '전문가들의 견해'를 통해 이번 강준치 떼죽음 사태를 자연적 순환과정의 일부로 인식한다는 말로,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다. 이런 인식은 낙동강의 수질과 수생태계를 책임지고 있는 관할 청의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
이는 기생충학자들의 일부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지극히 편협한 주장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이런 현상들이 낙동강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낙동강에서의 이번 사건은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러한 사건에 대해 국내에서 제대로 연구된 논문조차 없는 것이 아닐까.
4대강사업으로 막힌 강의 부작용상식적인 눈으로도 보더라고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의 수생태계는 급변해왔다. 모래톱 위를 얕게 유유히 흘러가던 물길이 거대한 보로 막혀 최소 수심이 6미터나 깊어졌고, 그곳에서는 모래도, 식물도, 습지도 존재하지 못한다. 강을 정화시킬 모든 요소가 사라져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그대로 구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녹조 현상은 이를 잘 증명해준다. 실제로 녹조 현상은 2012년 보 담수 이후 시작돼서 해가 갈수록 더 이르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이번 겨울엔 겨울 녹조까지 등장했다. 2016년 올 한해는 더욱 심각한 녹조가 예상된다.
강이 보로 막히자 물길이 정체돼 수생태계는 지금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급변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생기게 되고, 이번 낙동강 기생충 사태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낙동강에서 기생충이 증가한 원인이 무엇일까? 기생충은 어디에나 조금씩은 있다고 쳐도 왜 이렇게 대량으로 증식을 해서 물고기까지 죽어나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