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화제가 되었던 어느 학과의 군기와 금지행동들. SNS에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창 갈무리.
카카오톡 갈무리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모든 대학생을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학가의 위계질서 문화는 학교나 과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만큼 뿌리 깊은 위계질서 문화로 돌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위계질서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사를 비롯해 많은 기업도 강압적인 조직 문화의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런 문화는 일상생활에도 자리를 잡은 상태고, 학생들이 겪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는 더 지독한 '갑과 을' 관계와 강압, 강권으로 가득하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생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대학에만 가면 된다'라거나 '좋은 대학에만 들어간다면 네가 무슨 짓을 하고 다녀도 좋다'라는 속삭임을 들으며 10대를 보내왔다. 갓 20살이 되고 21살이 된 대학생들은 어느 것이 옳은지를 고민할 시간이 없었으며, 그것을 고민하는 10대에게 사회는 수능 문제만을 권해온 셈이다.
그렇게 사회는 그들에게 늘 대학을 '일탈이든 무엇이든 가능한 자유의 세계'라는 환상을 씌워왔다. 동시에 대학생이 된 사람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대학이 더는 사회의 악습으로부터 자유로운, 오롯이 학문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재 우리의 대학은 사회의 논리와 악습, 문화들을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대신 토익과 스펙쌓기만을 권하고 있다.
즉 대학은 사회의 악습과 분리될 정도로 순수하지도 않고, 학생들의 인성을 교육하고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르게 할만큼 교육적이지도 않다. 오늘날 대학은 취직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회의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병든 대학 문화'로 치부하고 끝낼 일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