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보성진료소에서 열린 요리교실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콩나물무침에 도전하고 있다.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앞치마에 요리사 모자까지 제대로 갖춰 쓴 홀몸어르신(남자)들이 2인 1조가 돼 강사의 말에 따라 콩나물을 소금물에 데치고, 각종 재료를 썰고 있다. "당근을 채치시라"고 했는데, 깍뚝썰기를 하거나 반달모양으로 납작하게 써는 모습도 보인다. 부엌일이라고는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어르신들이니 당연하다. 평생 농사일에 주름지고 거친 손에 잡힌 칼끝이 살짝 떨린다.
"우리 아버님 잘하시네. 괜찮아유. 그냥 그렇게 썰어두."강사의 칭찬에 자신감 폭발한 어르신, 너무 앞서가다 세 번째 메뉴인 버섯볶음 재료까지 몽땅 콩나물 무침에 섞고는 뒤늦게 골라내느라 분주하다. 서툴지만, 진지하게 배우는 모습이 딱 '초짜'들이다. 시어머니가 아니라, 딸 같고 며느리 같은 보건소 선생들한테 배운다는 게 다를 뿐.
예산군보건소가 지난해 말 시책사업 공모를 통해 발굴한 '독거남 어르신 자활 건강관리교실'이 운영 초반부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과 18일 덕산 나박소보건진료소와 삽교 보성보건진료소에서 각각 문을 연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 번에 서너 가지 요리법과 건강강좌가 진행된다. 매주 1회씩 10주 완성프로그램으로 하반기에는 대흥동부, 신암조곡에서도 운영될 예정이다.
요리법은 된장찌개, 무나물, 오징어볶음, 콩나물김치밥, 달걀국, 동태찌개, 어묵볶음 등 말 그대로 '집밥' 메뉴들이다. 요리강좌 전에는 영양, 운동, 치매, 중풍, 암 등 다양한 건강강좌를 통해 홀몸어르신들의 자활능력을 키운다는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