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역작, 피에타상이다.
전갑남
피에타라는 말은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살포시 눈을 내리감은 성모님의 모습은 자식 잃은 여느 어머니의 모습이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나와 아내는 대화를 나눕니다.
"당신은 피에타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어?""글쎄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처연한 슬픔!""그렇지. 난 성모 마리아의 잔잔한 모습에 잠든 그리스도의 평안함이 보이는데.""슬픔 속에 피어난 어떤 평화 같은 거 말이지."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은 작품을 보고 또 봅니다. 짙은 슬픔이 배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슬픔 속에 피어나는 평안함이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 작품 중 하나인 피에타.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으로 그의 천재성이 부각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대리석 조각품이 맞을까?' 대리석을 천 같이 주물러 섬세하게 표현한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을 만들며 얼마나 많은 정을 쪼았으며, 얼마나 많은 가죽으로 문질렀을까요? 젊은 자신이 쏟은 혼과 정성을 혹여 의심받지나 않을까, 미켈란젤로는 성모님의 어깨띠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았습니다.
피에타상은 1972년 한 남자에 의해 훼손이 되었습니다. 그 뒤 어렵게 복원을 하고, 지금은 훼손방지를 위해 방탄유리 안에 보호되고 있습니다. 근육 하나, 혈관 하나까지 또 조각상에서 사람의 온기까지 느껴진다는데, 가까이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우리는 성당의 중앙 제단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여기에 거대한 조각물이 있습니다. 교황 제단의 천개(天蓋)입니다. 천개는 제단이나 무덤 위의 덮개를 말합니다. 교황의 제단은 베르니니의 작품으로 베드로성당의 또 하나의 명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는 바로크예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대담하게 휘감아 비튼 기둥들은 마치 하늘로 오르는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