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메리 교회세인트조지성 안에는 영국인들이 세웠던 영국교회인 성메리교회가 아직도 건재해 있었다.
김광철
먼저 찾은 곳은 세인트조지성이다. 영국이 인도 침략을 위해 진출하면서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던 이곳에 성을 쌓고 동인도회사를 세웠다. 본격적으로 식민지 정책을 펴면서 첸나이는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고, 잠시 프랑스에게 점령 당하긴 했지만 곧 이들을 격퇴해 영국이 인도에서 물러날 때까지 인도 지배의 거점이 되었다.
가서 보았더니 영국인들이 물러난 자리를 그대로 인도인들이 접수, 주지사 집무실을 비롯해 각종 공공기관들이 자리를 잡고 타밀라두 주 행정의 중심지로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 성 주변에는 출입문에서부터 주변에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기도 하였다. 요즘 IS 테러 때문에 인도의 각 공항에서도 그렇고 이런 관공서에서도 통제가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성에 들어가서 처음 찾은 곳이 박물관이다. 영국이 인도 점령 이후의 기록들을 살필 수 있는 그림, 그릇,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마침 월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어 아쉬웠다. 다만 박물관 바깥 쪽에 성터답게 당시 사용했던 포대와 성벽, 각종 포 등을 전시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성 안 쪽 5~6층 되는 기다란 건물에는 각종 기관들이 들어있고, 그 한 구석에는 성메리교회가 있었다. 인도를 지배할 당시 영국인들이 세운 영국교회가 오늘날까지 남아 관광객을 맞기도 하면서 예배당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영국은 이곳을 식민지로 개척하여 거대한 성을 쌓았지만 사실 인도인들과 전쟁을 하기보다는 유럽의 프랑스나 네델란드 등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기 위한 목적이 더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한말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일본, 청, 러시아 등이 각축을 벌이면서 남의 땅에서 전쟁을 했던 약소국의 설움을 아는 국민으로서 괜스레 영국이 밉고, 인도에 대한 측은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