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로 가득찬 콜로세움에 앉은 김장수 박사
미스핏츠
스탠드의 맨 앞 줄, 청년들 사이에 이번 토론회의 발제자인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 소장(49, 새누리당 남양주을 예비후보)있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위화감 없이 앉아있는 모습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새누리당 정치인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사실 이런 소규모 청년매체에서 진행하는 포럼에 경기도권의 정치인이, 이득도 없이 나온다는 것을 듣고 다른 모습을 예상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가 강단 앞으로 나가자 토론회가 시작되었다.
장난기 넘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토론회의 주제는 '좌파기득권'이었다. 처음 듣는 생소한 말이지만 요상한 단어의 조합에서 위험한 냄새가 났다. 김장수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와 저서에서 좌파기득권에 대한 이론을 소개했다고 한다. 자신의 책을 사면 사인을 해준다는 말에 참석자들이 웃었지만 이내 조용해진 것을 보니 실제로 받고 싶은 것 같지는 않았다.
발표에 전혀 어려운 내용은 없었다. 김장수 박사의 논지는 하위 90%를 위해 상위 10%가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상위 10%는 공무원, 대기업 노조원들로, 그는 이들을 좌파기득권이라 칭했다.
그는 이익의 대부분을 좌파기득권들이 가져가며 대기업들이 힘이 세고 비싼 그들을 채용하는 대신 하청업체를 늘리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용유연성을 늘려 돈만 많이 받고 효율이 낮은 공무원, 정규직 노조원들을 해고할 수 있게 만들면 경제구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 개혁, 고용유연화, 청년고용창출 등등.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토론회 시작 전에 주는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김장수 박사의 발표가 30분이나 이어졌지만 누구도 딴 짓을 하거나 잡담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청년들은 다음 발표가 더욱 기다려진다는 듯이 강단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곧바로 반대편 패널인 성균관대학교 노동연구회 회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정치인답게 유려한 김장수 박사의 발표에 비해 거친 느낌이었지만 그들의 말에는 강한 힘과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의 고민이 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