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기찬묏길. 월출산의 허리춤을 따라 걸으며 산이 내뿜는 기(氣)를 호흡하는 길이다.
이돈삼
월출산의 허리춤을 따라가는 길도 비교적 평탄하다.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월출산이 내내 보듬어준다. 월출산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맥반석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 보약과도 같은 존재다.
영조 때(1751년) 실학자 이중환은 지리서 <택리지>를 통해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을 지녔다'고 월출산을 소개했다.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와 오경박사에 등용됐던 왕인도 그 기를 받았다.
기찬묏길은 천황사 주차장에서 탑동 약수터를 거쳐 기찬랜드로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숲길이 한적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기에 좋다. 기찬랜드는 월출산의 계곡물을 모아서 만든 풀장이다.
기찬랜드의 데크 산책로 옆 계곡에 깨금바위도 있다. 100년 전, 가야금 산조를 창시한 김창조 선생이 가야금을 즐겨 연주했다는 너럭바위다. 바위를 품은 숲에는 곰솔과 노간주나무, 졸참나무, 아까시나무 많다. 노각나무, 산벚나무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