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29 서울 관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전 의원이 서울 관악구 삼성동시장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남소연
2015년 4.29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모임은 정의당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정동영 전 장관은 정의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다. 매우 의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었던 현장 중심 정치와 국민모임 합류 등을 보았을 때 정동영 전 장관은 여전히 진보진영의 작은 희망 중 하나였다.
정동영 전 장관의 행보는 국민의당이었다. 중도보수로 평가되는 국민의당 입당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자신은 여전히 진보이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시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많은 이들이 혹평을 쏟아냈다. 정치적 신념조차 없는 철새 정치인, 국회의원 배지에 눈먼 구태 정치인 등이 그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판이다. 위와 같은 평가가 혹독하다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국민의당 입당 결정은 지난 날 그가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적확하게는 2012년 이전의 그의 모습으로 회귀였기에 더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정리하자면 그는 정치계의 신성이었고, 한 때 당 내 1인자였으며, 대권주자였다. 이후 정치적 무능을 보여주었지만 현장 정치를 통해 진보적 색채를 보이며 기존 양당구조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는 확실히 '희소한' 정치인이었고, 큰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었다.
정 전 장관은 전주 덕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주 의원에 대한 지역 내 평가는 매우 우호적이지만,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지지율과 정동영 전 장관 개인의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정 전 장관이 패배한다면, 그에게 '다음'은 없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정동영 전 장관의 정치 행보를 천로역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천로역정'은 영국의 한 소설가가 고난 끝에 천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소설 제목이다.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무소속-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무소속-국민모임-무소속-국민의당으로 이어지는 그의 천로역정의 끝은 과연 '천국'일까. 그 결과는 이번 20대 총선 결과에서 나타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모임으로 출마를 선언했을 때 한 팟캐스트에서 한 발언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장소(정당)으로만 따지면 철새라는 비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동(당적 변경)이 초점이 아니라, 정치의 가장 기본인 노선을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가장 정확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새가 바로 정동영이다." 그가 말한 정확한 방향의 결과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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