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7시 여수 예울마루에서 열릴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중인 단원들의 모습
심명남
19일 오후 7시 여수 예울마루에서 열린챔버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갖는다. '별, 훨훨 날다'라는 주제의 공연이다. 올해로 벌써 11회째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악기를 가르친다. 15년 전 아이들은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악기반은 3개 팀으로 구성된다. 열린키즈앙상블(초·중등학생)과 열린챔버 오케스트라(고교·대학생) 마지막 위드어스앙상블(학부모, 교사)인데 이번 연주회는 열린챔버 오케스트라다.
이곳 지역아동센타는 처음에 공부방에서 시작됐다. 지역아동센타에서 오케스트라를 단독 운영하고 있다. 2004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지역아동센타가 생겼다. 동네에 차로 아닌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에 지역아동센타를 두게 했다. 주로 한부모 가정과 조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을 비롯 생활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찾는다. 학원 다닐 형편이 못 되는 아이들은 무료로 공부도 하고 음악레슨을 통해 악기를 다루며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특히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꿈도 꾸지 못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배우는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큰 희망이다. 다음날 있을 연주회를 앞두고 마지막 연습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아동센타 옆에 여수 시민회관이 있어 연주회에 자주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무대가 친숙하다"라고 말한다.
안은지(22, 광주보건대학 식품영양학과)씨는 바이올린을 연주자다. 처음 울면서 악기를 배웠다. 음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중3 때 도쿄 오사카에서 한 여수엑스포 홍보연주를 꼽았다. 그는 "취미로만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데 전공자들 사이에서 연습하다 보니 좀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정새하늘(24, 경상대 사범대 음악교육과)씨는 아버지가 목사님이다. 어릴 적 취미로 시작한 악기가 고등학교 진로를 바꿔놨다. 바이올린을 배운 게 음악교육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정씨는 "어릴 때 멋모르고 재미로 했지만 취미일 때는 행복했는데 직업이니까 어렵다, 잘해야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조우리(22, 전남대 예술대학 음악학과)씨의 전공은 비올라다. 조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음악을 시작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음악은 꿈도 못 꿨는데 아동센타가 내 인생의 진로를 바꿔놨다"라고 고마워했다.
특히 황주영(21, 부산 한국해양대 합격)씨는 첼로를 잘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 더 좋은 학교에 합격했지만 혼자 있는 아빠를 돌봐야 하기에 해양대를 택했다. 정 목사는 "주영이가 세운 계획을 들으니 '해양대에 가서 3년간 배를 타면 군대 문제가 해결되고 3년간 준비해 해양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여수 해양수산부로 내려와서 퇴근 후 이곳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특했다"라고 대견스러워했다.
"4계절 공연할 공간 마련해주는 게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