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열 열사.
윤성효
사업회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말이 많다. 전체 회원들의 직접 투표도 아니고, 회원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는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 2년마다 열리는 정기총회 때 역대 회장(현재까지 4명)과 3·15의거학생회·상의자회·유족회·유공자회 회장으로 구성된 '전형위원회'에서 새 회장을 선출해 왔고, 일부 연임하기도 했다.
13대 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정기총회 때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부 회원들이 '회원 직선제'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형위원회'를 통한 선출 방식이 채택되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회의 도중 발언 신청자한테 "회원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비가 일기도 했다. 직선제를 요구했던 박성원(67) 회원은 "요즘은 신협이고 초등학교 반장도 직선제를 한다"며 "민주적 운영의 모범이 되어야 할 3·15의거기념사업회가 창립 이후 계속해서 비민주적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왔는데, 이제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회 사무국은 현재 회원이 700여 명이라 밝혔다. 회원들은 월 1000원의 회비를 내고, 이사들은 월 1만 원의 회비를 낸다. 박성원 회원은 "회원 자격이 있니 없니 하는 말이 나왔지만, 그동안 회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회 때 직선제를 요구하는 회원들이 많았지만, 발언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도 않았다"며 "사전에 후보 신청을 받고, 소견 발표를 해서 회원들의 뜻이 반영되는 회장을 선출하는 게 민주적이고, 3·15의거 정신을 계승하는 길 아니냐"고 말했다.
사업회가 처음 만들어질 때 발기인이었던 한 회원은 "전제군주국가도 아니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특히나 3·15의거 정신을 계승한다는 회원들이 가장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다"며 "형식적인 전형위원제를 할 게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참여해서 회장을 선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체 회원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는 회장 선출을 하다 보니, 3․15의거 당시 시위학생을 잡으러 다녔던 경찰관 출신이 부회장에 선출되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논란 끝에 전형위원 8명이 모여 회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전형위원 7명은 안승옥 부회장, 1명은 홍중조 전 경남도민일보 논설주간을 새 회장으로 선출하자 했고, 나머지 1명은 기권했다. 안승욱 부회장이 제23대 회장이 된 것이다.
또 사업회 회장은 특정 학교 출신이 독차지 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새 회장과 역대 회장(4명)은 모두 옛 마산상고(현 용마고) 출신이다. 3·15의거 당시에는 마산고, 마산여고, 마산공고, 성지여고, 마산제일여고 등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도 가담했다.
한 회원은 "회장들을 보면 마산상고만 3·15의거를 한 것처럼 보인다. 회장을 특정 학교 출신만 해온 것은 전체 회원들이 선출하기보다 전형위원들이 뽑다보니 벌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며 "다른 학교 출신한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적이고, 3·15의거 정신에 맞다"고 말했다.
안승옥 회장의 자격 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