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공방 거리폐교의 변신
홍찬욱
그곳은 3일 전 들렀던 교토 아트센터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초등학교의 낯익은 건축 양식을 하고 있었지만 그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비록 한구석에는 과학실을 남겨놓아 이곳이 과거에 학교였음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층마다 성냥 공방, 디저트 공방, 의류 공방 등 가지각색의 20개가 넘는 공방들이 자리 잡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도대체 폐교에 이런 공방들이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이에 대해 관계자의 대답은 매우 간결했다. 대지진 이후 폐교된 이 건물 역시 활용방안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행정이 함께 고민을 했는데, 그 결과 이곳을 체험형 공방으로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임대료는 매우 저렴하게 해서 지역의 중소상인들이나 청년들이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으며, 체험을 필수로 하여 기타노 공방 거리를 특화시켰다고 했다.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는 대자본 대신 아이디어와 혁신이 무기인 소규모 자본에 맞게 거리를 최적화시킨 것이다.
덕분에 현재 기타노 공방 거리는 하루 평균 2200여 명, 연간 75만 명이 방문하는 고베 최고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기타노이진칸 거리 관광에 앞서 거의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들러 이 지역 및 건물의 역사를 청취하고, 제품을 구경한다고 했다. 쓰러져 가던 폐교가 또 하나의 신화를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