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둔사에 활짝 핀 납월매. 해마다 남도의 봄소식을 앞장서 전해주는 꽃이다.
이돈삼
득달같이 달려오던 봄의 발걸음이 주춤했다. 큰 추위 없이 곧장 봄으로 이어지는가 했더니, 아니었다. 한 차례 들이닥친 한파가 가까이 와있던 봄을 다시 밀어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는 거스를 수 없는 일. 다시 봄의 기운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남아있지만, 봄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젊은 연인들처럼, 계절도 '밀당'에 들어간 모양이다. 겨울과 봄이 서로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면서, 시나브로 봄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입춘이 지난 지 벌써 여러 날이다. 설날 연휴를 보내면서 바람결이 한결 보드라워졌다. 그러고 보니 절기상 우수가 며칠 남지 않았다.
새봄을 마중하러 간다. 지난 10일이다. 해마다 분홍빛 옷고름 휘날리며 봄소식을 앞서 전하는 전라남도 순천이다. 섣달부터 피고지는 납월매(臘月梅)가 이른 봄소식을 전하는 곳이다. 그 가운데에 금전산(668m)이 품은 절집 금둔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