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학교 생협, 자연의 선물가게 전경
김용만
풀무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실제 마을 사람들의 생산물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제품군이 다양했습니다. 빵도 굽고 있었구요. 저의 아내가 좋아했던 기억이 다시 나는군요. 꽃나무교실 중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유기농 허브차와 솔트가 소개되어 있더군요. 신기했습니다. 밀양의 이야기를 여기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에는 '녹색당' 명함이 있었습니다.
쇼핑을 하고 나오니 저희 딸래미가 동네 개들과 놀고 있더군요. 누가 누구를 데리고 노는 지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신나하고 강아지들도 신나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놀 수 있는 곳, 바로 홍동마을 입니다.
홍동마을은 풀무학교가 세워진 이래 학교를 구심점으로 비슷한 철학을 가지신 분들이 하나 둘 모이며 이 시대의 대안을 찾고 실천하며 사는 마을입니다. 풀무학교가 50년의 역사를 가진다고 하니 이 마을도 50년 동안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고 신선했으며 또 다른 희망을 보았습니다.
결국 많은 자본만이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며 많은 자본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대안을 보고 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평일날 갔습니다. 상당히 조용했습니다. 눈도 소복히 쌓여있었습니다. 어둠이 빨리 깔리고 해가 일찍 뜨는 곳이었습니다. 동네의 어디를 가든 외지인으로, 경계의 눈으로 우리를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가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엔 욕심이 아닌 평온함이 있었습니다. 쫓기는 빠름이 아닌 생활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저희가 방문한 시기가 농한기여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홍동마을이 충남이 아니라 경남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홍동마을이 자체의 범위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 새로운 홍동마을이 계속 생기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에도 홍동마을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 때에는 홍동마을에 관한 공부를 좀 하고 방문하고 싶습니다.
이 곳은 저에게 또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세상 속 다른 세상, 홍동마을입니다. 홍동마을의 조용하지만 세상을 향한 옳은 외침에 귀기울일 때입니다. 인간은,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의 의미가 있고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세상의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시는 분, 인간의 정이 그리우신 분, 위대한 평민이 궁금하신 분들께 홍동마을의 방문을 추천합니다.
이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형태로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며,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홍동마을의 평온함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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