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강빛나
사랑은 우리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두근두근 거리게 때로는 초조하게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해야 하는 사랑이 갑자기 조용해진다면, 그건 분명 사랑의 적신호에 불이 들어온 겁니다.
때로는 '잔잔한 바다'가 '거친 바다'보다 더 무서운 법이죠. 사랑을 할 때 그저 잔잔할 수만은 없습니다. 가끔은 거친 파도처럼 서로의 감정이 휘몰아칠 때도 있죠.
연인들이 서로가 아무리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각자의 성격, 성향, 가치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다툼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투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죠. 그리고 여러분들 커플만 다투는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커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다툽니다. 그러니까 다툼을 피하려고만 하지마세요. 거친 파도를 피하려고만 한다면 더 큰 파도가 몰아치기 마련이니까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앞에서 말했듯이 새하얀 연애지식을 가지고 있었을 때 여자 친구와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연인이 이렇게까지 싸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말이죠. 한 때는 이런 적도 있었어요. 제가 21살 때 이야기에요.
그때 저는 봉사활동 시간이 급하게 필요해서 부랴부랴 지인의 소개로 6박 7일짜리 농촌봉사활동(아래 농활)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는 엄청나게 반대를 했죠. 처음에는 왜 그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의 농활이 주간에 봉사활동을 끝내고 저녁에 남자, 여자들이 고루 섞여 술만 마신다는 겁니다. 저는 그때 이제 막 1학년 티를 겨우 벗어낸 무늬만 2학년인 때여서 농활에 그런 문화가 있는지 모르고 신청했었죠.
그런데 그 때 상황이 농활을 가지 않으면 당장 장학금 300만 원이 끊기는 상황이었기에 여자 친구에게 힘들게 허락 아닌 허락을 받고 결국 농활을 갔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농활 첫 날 저녁이 되자마자 여기저기서 술과 안주들이 삐져나오는 겁니다.
저는 최대한 술을 안 마실 생각이었으나, 학과 선배도 옆에 있었고 심지어 그 선배가 저를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준다고 술을 안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에 신경을 쓰지 못했죠.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때 딱 여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모른 채 계속 술을 마시며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다니고 있었죠.
그리고 숨을 좀 돌린다는 핑계로 잠시 밖을 나와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가 세 통이나 있는 겁니다. 당연히 그 부재중의 주인공은 여자 친구였죠. 그렇게 농활 첫날밤 저는 여자 친구에게 엄청 혼이 났습니다. 평소에도 여자 친구가 다른 여자들이 있는 장소에서 술을 마실 때 연락이 안 되는걸 엄청 싫어했는데 농활에서 그랬으니 오죽 화가 났겠어요? 저 같아도 엄청 화가 났을 거예요. 물론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제 입장 밖에 생각을 못 했었죠.
그런데 이런 사건은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매일 같이 술을 안 마실 수 없는 상황은 초래되고, 여자 친구는 계속 화를 내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죠. 그 때 저도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습니다. 그렇게 농활 3일 동안 여자 친구에게 매일 같이 혼이 나고, 4일째가 되던 밤 결국 저는 폭발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말했어요.
"내 상황 좀 이해해 달라. 왜 이해를 못 해주나? 여기 사람들 전부 다 내가 여자 친구 있는 거 안다. 그런데 내가 술을 마시고 어떤 사고를 치겠나?"그리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가지자며 농활이 끝나고 전화를 하자는 식으로 어정쩡하게 이야기를 정리하고 전화를 끊었죠.
그렇게 농활이 끝나고 얼마 후 저와 그 친구의 관계도 결국 막을 내렸습니다. 제가 미안하다며 너무 힘들다고 헤어지자고 했었죠. 사실 지금까지도 그때를 많이 후회해요. 지금까지도 그 친구와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그 친구가 헤어질 때쯤 보내준 메시지와 말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를 많이 사랑했었나 봐요. 그때는 제가 어려서 많이 경솔했었습니다. 모두 다 제 잘못인데 말이죠.
아이고, 정신없이 글을 쓰다 보니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그럼 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 가보죠.
대부분의 연인들은 연애를 시작하고 3개월에서 6개월이 지난 후부터 조금 씩 다투는 횟수가 눈에 띄게 잦아집니다. '너는 왜 항상 그런 식이냐?' '계속 나한테 이럴 거냐?'는 식으로 말이죠. 연인이 시간이 지날수록 다투는 횟수가 점점 잦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이 이유를 서로가 편안해져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편안한 상대일수록 무조건적으로 내 편을 들어주길 원하고 위로받기를 원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연인들은 편하게 대하면 '사랑이 식었다'고들 생각을 하죠.
하지만, 이렇게 연인이 편안해지고 기대고 싶어지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거죠. 가끔 연애초보들의 연애를 지켜보면 연애초기의 감정이 영원히 유지되길 바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그건 '지나친 욕심'이자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서로 조금 씩 바뀌어가는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세요. 당연한 거니까요.
여러분들은 연인과 자주 싸우세요. 계속 싸워봐야 상대방과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흔들림이 없다면 중심을 잡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흔들림을 있는 그래도 인정해주세요.그리고 마음껏 사랑하세요. 여러분들의 마음의 연필이 '몽땅 연필'이 되는 순간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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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전화 3통'이 낳은 다툼... 사랑, 어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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