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백남기예당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봄방학을 맞아 도보순례에 참석, 1박 2일을 함께 걷는다.
권말선
일정 중에 만난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가슴을 울컥하게 했다. 한 고등학생은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걸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선 깃대가 휘청거렸다. 그 걸 학생이 꼭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짠하다며 일행들이 바꿔서 들어주기도 했다.
아직 볼 살이 통통하고 말 시키면 부끄럼 먼저 타는 학생들이 봄방학이라며 1박2일의 일정을 함께 하겠노라고 나선 걸음을 어찌 고맙다며 웃기만 할 수 있겠는가. 좋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면 좋겠는데, 다리 아프고 발바닥 상하며 먼 길을 걷게 하였으니... 그럼에도 함께 웃으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청년 백남기'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뻐끈했다.
가는 도중 노동면사무소, 명봉역, 능주면사무소, 하니움체육관 등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했다. 휴식지 곳곳마다 지역에서 마련해 준 고마운 간식과 막걸리 그리고 한자락 노래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덕분에 무거운 다리의 아픔을 잊을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함께 걷지 못해 미안해하고 아프지 않게 잘 다니시라며 우리를 응원해 주셨다.
길가의 풀, 나무, 들에서도 응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농촌을 사랑하고 농업을 애지중지 돌봐 온 백남기 농민을 꼭 다시 모시고 오라는 듯했다. 화순은 유난히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길이 자주 이어졌다. 도심 빌딩들만 보다가 키 큰 나무들이 우거진 길과 너른 들판을 보니 가슴이 탁 트였다.
보성에서 화순까지, 친절하게 안내한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