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전도(1834)에 나타난 금천교
유영호
일반 명사로서의 금천교(禁川橋)는 흔히 궁궐여행 때 접하게 되는 말이다. 경복궁·창덕궁 등 궁궐에서 광화문·돈화문 등 궁궐 정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바로 작은 물길이다. 궁궐 안에 있는 이 물길을 금천(禁川)이라고 부르는데 이 금천을 넘는 다리의 이름을 금천교라고 부른다.
여기서 금천교란 앞서 언급된 금천교와 달리 고유 명사가 아닌 일반 명사다. 궁궐에 흐르는 금천이란 명당수를 말하며, 대개 산에서 내려오는 자연 하천을 인위적으로 끌어와 궁궐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의미로, 배산임수의 뜻을 살리기 위한 명당수의 의미가 있다. 이렇게 일반명사로서 금천교는 자신의 명칭도 갖고 있다. 경복궁의 금천교는 '영제교'이고, 창덕궁의 금천교는 독음은 같지만 '비단 금(錦)'자를 써서 그 뜻을 달리하는 '금천교'(錦川橋)라 부른다.
그런데 체부동 금천교는 훗날 금청교라 더 많이 불렸다. 지도에도 금청교로 표기된 게 많다. 어쨌든 1928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였던 체부동 금천교(禁川橋)는 사라졌다. 체부동 금천교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는 무엇일까. 신기하게도 같은 독음을 지닌 다리, 창덕궁의 금천교(錦川橋)다. 이 금천교는 1411년(태종 11년) 창덕궁 건설 당시 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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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걸어서 한바퀴』(2015), 『서촌을 걷는다』(2018) 등 서울역사에 관한 저술 및 서울관련 기사들을 《한겨레신문》에 약 2년간 연재하였다. 한편 남북의 자유왕래를 꿈꾸며 서울 뿐만 아니라 평양에 관하여서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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