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형무소수형 번호가 264인 이원록 열사와 마덕산으로 유명한 이원대열사가 고문 등으로 죽음을 맞이한 일본의 북경형무소에 이원록 열사의 '청포도'로 환생한 것처럼 포도나무가 이파리도 다 벗지 못하고 추운 겨울잠을 자고 있다
박진우
이번 방문에선 많은 독립 투사들이 잔혹한 고문을 견디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한 지하 고문실의 철조망들이 시멘트로 덮여 있어서 지하를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곳은 철거되어 재개발된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몇 년전부터 계속 있는 곳이라 한중 양국 간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보존하여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칼바람이 부는 5박 6일의 항일 전적지 순례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그 머나먼 길을 조선의 독립투사들은 사랑하는 가족도 뒤로하고 역사의 이름 앞에 당당히 나섰으나 오늘날 분단된 이데올로기와 타국이라는 이유로 항일독립투사들의 전적지와 순국지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고 있고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음에 안타까웠다.
해방된 지 70주년. 사농공상의 계급도, 춥고 배고픔도, 전쟁의 폐허도 이겨내고, 종교적 자유도 얻어 경제적 성장을 이뤄낸 오늘의 대한민국. 우리는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역사의 현장을 잘 보존하고 후손들의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활용하면서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때 그 숭고한 가치가 오늘에 빛날 것이라 본다.
스페인 출신의 미국 철학자인 조지 산타냐야(George Santayana)와 영국의 수상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고 했다.
항일 독립 투쟁을 온몸으로 투신하신 단재 신채호 선생도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그 과거를 되풀이 한다'고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프고 치욕스런 역사를 가르치지 않기에 후손들이 모른다는 것이다. 역사를 가르치지 않으면 기억의 망각이 아니라 아예 존재를 모르기에 반성도 할 수 없으며, 미래를 설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역사의 현장을 오늘의 교육의 장으로 만들 때 그 역사는 망각되지 않고 남을 것이다. 해방 70주년의 역사 탐방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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