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농성장에서 인터뷰 중인 이영선 신부와 유문철 시민기자가톨릭농민회 담당 사제인 이영선 신부와 가톨릭농민회원이자 농성에 한 달 넘게 참여 중인 유문철 시민기자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에 대한 가톨릭농민회와 가톨릭의 활동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다
유기농민 유문철
- 신부님께서는 가톨릭농민회 담당 사제이시죠? 우선 가톨릭농민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 주세요."가톨릭 농민회는 가톨릭 노동청년회 농민 청년 분과로 시작하였습니다. 1966년 창립하여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농민단체입니다. 1978년 함평고구마사건, 경북 영양의 오원춘 납치 사건 등 박정희 유신 정권에 저항하여 굵직한 농민운동을 이끌며 박정희 유신 종말을 이끌어 낸 국가대표급 농민단체입니다.
농민운동 뿐만 아니라 80년대 민주화 운동, 통일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 했구요. 전농과 전여농 출범 이후 가농은 우리밀살리기 운동과 더불어 생명 공동체운동-우리농마을 만들기-을 전개해 왔습니다. 살인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임마누엘 회장님은 민주화운동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우리밀살리기 운동의 중심인물이며 생명공동체 운동의 상징-호랑나비 날아라-이기도 합니다. (호랑나비 날아라 - 호랑은 주머니를 뜻하는 전라도 말, 나-나누자, 비-비우자)"
- 가톨릭농민회 담당 사제이신데요, 가톨릭 사제와 농민은 무슨 관계인가요?"가톨릭의 목적은 인류구원입니다. 농민의 구원이 궁극이 목적입니다. 성서 탈출기 16장15절에 "주님께서 양식을 주셨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복음 15장 1절에 "하느님은 농부이시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저희 신앙으로 세상을 지으시고 보살피시고 양식을 주신 하느님의 일을 지금 이 땅에서 계속하는 사람들이 농민입니다. 하느님은 농민을 생명의 사도로 보내셨습니다.
가농은 가톨릭 교회 내 많은 단체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 동아리 같은 거죠. 가톨릭 이념과 가치를 농업, 농민, 농촌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단체로 보면 됩니다. 사제들은 가농이 본질에 충실한 단체로서 살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 가톨릭농민회는 백남기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이하 백남기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지요. 가톨릭농민회의 역할은 무엇인가요?"백남기 임마누엘님에 대한 국가폭력사건은 민중총궐기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생겼습니다. 그래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근데 이 사건은 정부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현 정부는 정부로서 국민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업과 해고, 농산물 가격의 폭락으로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래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자리가 지난 11월 14일 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응답은 어땠습니까? 경찰 내부 규칙에도 어긋난 살인 직사물대포입니다. 물대포는 모든 국민을 향해 있습니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백남기일 수 있습니다. 이 일은 온 국민의 일입니다. 정권과 국민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이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일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백남기 농민의 치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시작한 것입니다. 대책위에는 국가폭력 근절, 민주주의 회복에 동의하는 130개의 농민, 노동자, 종교, 시민사회, 소비자 생협, 여성, 환경관련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임마누엘님께서 가톨릭농민회 회원이시고 전임 광주전남연합회장님이셔서 가톨릭농민회가 대책위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농 손영준 사무총장이 백남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구요. 전농, 전여농과 더불어 가농 소속 농민들이 날마다 농성장을 돌아가며 방문해서 거리 피켓팅과 서명운동, 경찰청 항의 방문 등을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도 촛불문화제와 경찰서 항의 방문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설연휴가 끝나고 나면 2월 11일부터 보성에서부터 도보순례를 시작합니다."
- 백남기 대책위의 활동상황과 목표는 무엇인가요?"대책위에서는 우선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백남기 임마누엘 회장님을 위한 후원 모금과 더불어 백남기 농민 가족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농성 활동 및 전국에서 올라오는 농민과 각종 단체들의 일정을 조정하구요. 각종 기자회견과 언론 보도자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및 여러 정당들과 협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책위의 목표라면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입니다. 2005년 농민 전용철님께서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아 죽임을 당했을 때 노무현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경찰청장을 사퇴시켰습니다. 최소한 그 정도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현재 민중총궐기 국가폭력조사단에서 파악한 1500명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찰과 소환장 남발과 구속 등의 탄압을 중단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다시는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폭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 없이 모든 국민이 지키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꿈은 온 나라 사람들이 신나게 일하고, 재미나게 놀고, 사이좋게 지내다 죽는 그런 나라에서 사는 것입니다. 이런 꿈이 발칙한가요?"
- 백남기 대책위에서는 오늘 2월 11일부터 백남기 농민이 농사짓고 살던 보성에서 출발해서 서울까지 도보순례를 시작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신부님께서도 참여하시죠?"네. 오는 21일이면 이 일이 일어난 지 100일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부터 매일 미사를 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참으로 무례한 정권입니다. 그래서 이일을 알리고 불의한 정권에 대한 불복종과 연대 그리고 문제를 알리기 위해 백남기 농민의 집 보성에서 서울까지 걸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