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골강원도 갑천 하대리 물골 할머니의 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그곳을 지키며 살아가고 계신다. 굴뚝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놓고 마실을 가셨는지 할머니는 계시지 않았다.
김민수
설명절이 다가오니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다. 고향길 가는 차량들이 몰리기 전에 어머니 산소를 다녀오는 것이 좋을 듯해서 금요일 오전(5일) 다녀오는 길에 물골로 향했다.
긴 겨울, 홀로 그곳에 계셨을 할머니에게 드릴 사과도 한 박스 샀다. 용돈을 드릴까 생각하다가 사과 한쪽이라도 할머니가 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용돈을 드리면 보나마나 설날 손주들 세뱃돈으로 다 나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너무 물정 모르는 소리겠지만 산골생활에 돈보다 더 필요한 것은 먹을거리일 터이다. 어머니는 살아생전 "돈이 있어야 든든하지"라며 물골에 간다면 다른 것 사가지 말고 조금이라도 용돈을 드리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셨다.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것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그곳에 가는 주목적이 어머니 산소에 가는 것이므로 나 편한대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