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스풀(St.Peter's Pool)에서 한 사내가 다이빙을 하고 있다.
정수지
- 몰타 곳곳을 다녀보셨을 텐데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하네요. "마샤슬록(Marsaxlokk)에서 조금 올라가면 있는 곳인데 피터스풀(St.Peter's Pool)입니다. 이곳은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절벽이 있어요. 가는 길이 조금 힘들긴 한데 도착하면 정말 경이로운 곡선 모양으로 깎여진 절벽이 보여요. 그 절벽 밑에 말도 안될 정도로 맑은 물이 차있는데 사람들은 그 속으로 뛰어내려요. 아파트 3층 정도의 높이인데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풍덩 다이빙을 해요. 가는 게 힘들어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장소입니다."
- 몰타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 말씀해주세요. "워터파크가 떠오르네요.(웃음)"
- 몰타에 워터파크가 있었나요? 전혀 몰랐네요.(웃음)"제가 수영을 못해요. (웃음) 몰타는 바다가 천연풀장이다보니 사람들이 워터파크를 잘 안가죠. 우리나라는 워터파크를 가도 줄을 서서 들어가잖아요. 몰타는 사람들이 전부 바다에 몰려있기 때문에 워터파크가 한적해요. 무료 선베드에 외부음식도 전부 반입이 가능하고 입장료(12유로)만 내면 끝이죠.
제가 워터 슬라이드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안전요원이 수영을 잘하냐고 물어봤어요. 알고 봤더니 물 깊이가 3미터라는 거예요. 그걸 듣고 깜짝 놀랐는데 몰타는 어린 아이들도 수영을 잘하는 것 같아요. 워터파크는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는게 좋아요. 다만 수영을 못하거나 해파리를 무서워하는 분들이 즐기기에 적당한 것 같아요. 작지만 유스풀, 인공파도, 다이빙, 워터 슬라이드 있을 건 다 있었어요. 불편한 점은 탈의실이 따로 없다는 거예요. 샤워실은 있는데 화장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어야 해요."
- 저자 소개에 "청춘의 한켠을 몰타에 내어주고 왔다"라고 적혀있던데, 몰타에 가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본다면 어떤가요?"몰타를 가기 전과 후는 완전 달라요. 몰타를 가기 전에는 무슨 일이든 걱정도 많고 불안해 했어요. 뭐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대학 휴학도 못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모든 일에는 시기가 다 정해져있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다닐 때는 이것만 버티면 졸업이다. 막상 취업을 하니까 이런 쫓기듯 사는 삶이 언제 끝나게 될지 보장이 없더라고요. 내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어요. 몰타에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계속 떠올렸던 것 같아요.
특히 우리는 좋아하는 거 없이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잖아요.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고요. 솔직히 몰타에 가서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답은 찾진 못했어요. 근데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바로 '행복하게 사는 법'. 뭔가 예전에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참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오지 않을 미래보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중요하다'고 몰타에서 만난 사람들이 말해주더라고요. 다녀와서도 대책없지만 그 마음 계속 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만약에 몰타에 안갔다면 지금 이시간도 불안해했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몰타를 한마디로 정의내려 본다면?"자신의 삶의 속도를 찾아주는 곳."
몰타는 사라지는 것보다 간직되어지는 게 많은 나라다. 내가 처음 고조에 갔을 때 바다를 보면서 무심코 떠올렸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저 바다의 나이는 몇 살 일까?" 바다의 나이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긴 했지만 오래된 세계의 느낌을 난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월이 느껴지는 광경으로 인해 신기한 타임슬립을 경험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몰타는 수천 년 역사의 흔적을 보물처럼 품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깊은 역사와 문화가 숨어있다. 몰타는 알면 알수록 그들이 지켜온 것들에 대해 자연스레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는 몰타지만 점점 더 편리한 것들로 채워져 가는 세상 사람들에 의해 혹여 변하지는 않을까, 나는 그것이 가장 두렵다.
몰타에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몰타는 작지만 거대한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요새화 된 성곽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의 자취가 지금까지 고스란히 녹아있다. 과거 숱한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전략적 요충지가 현재는 살아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세계문화유산의 집결지가 됐다. 몰타 곳곳에 묻어나는 고색 짙은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마법이라는 표현을 써도 전혀 과장되지 않을 듯 하다.
몰타는 국내에 알려졌듯이 영어 연수와 유럽여행을 함께 하기에 적합한 나라에 속한다. 하지만 그보다 몰타에 대해 더 알리고 싶은 사실은 이 작은 섬이 변함없이 품고 있는 시간의 흔적들이다. 깊은 역사와 문화가 깃들여진 세계유산 그리고 코발트 빛 지중해와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까지. 여름이 마지막까지 영원한 몰타에 숨겨진 수 많은 놀라움을 사람들이 어서 만날수 있길 바란다.
[추가 정보] 몰타에서 사진찍기 좋은 장소1. 부지바(BUGIBBA) 카페 델 말(cafe del mar)
2. 부지바(BUGIBBA) 클래식 카 뮤지엄(Malta Classic Car Museum)
3. 발레타(Valletta) 까사 로까 피콜라(Casa Rocca Picola)
4. 발레타(Valletta) 마노엘 극장(Manoel Theater)
5. 마샤슬록(Marsaxlokk) 선데이 피쉬 마켓 (Sunday Fish Market)
몰타 워터파크 Splash & Fun Water Park 홈페이지 바로 가기(☞
클릭)
* 사진제공 = <그럴 땐 몰타> 이세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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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설레며 살고 싶은 자유기고가.
현재는 스웨덴에서 살면서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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