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 글라스.미카엘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한편의 현대회화를 보는 듯 화려하다.
노시경
미카엘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도 전통 가톨릭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를 따르지 않고 있다. 스테인드 글라스 위에는 마음껏 그린 작품들이 남겨져 있다. 모자이크 같이 자유롭게 그려진 스테인드 글라스의 배경은 마치 현대 회화 같은 선의 구획 속에 있다. 그 안에는 다양한 파스텔 톤 색상들이 채워져 있고 보는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그림 속의 성인들도 간략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이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과거 스테인드 글라스의 전통을 깨트린 파격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스테인드 글라스 속에도 이 성당의 수호신인 미카엘 성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찾아보았다. 역시 미카엘은 한 스테인드 글라스 오른쪽 아래에서 오른손에 칼을 높이 들고 드래건을 열심히 무찌르고 있었다.
미카엘 천사는 외침이 많은 기독교 국가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미카엘 성인은 성당을 지켜주고 그 지역을 지켜주며, 그 나라를 지키고 사탄, 마귀로 상징되는 드래건을 무찌른다. 그래서 당연히 미카엘 성당은 룩셈부르크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성당이 되었고, 가장 역사가 오랜 성당이 되었던 것이다. 주변 강대국들의 수많은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룩셈부르크인들은 수호천사인 미카엘 천사가 지금도 자신들을 보호해 주기를 바라고 있고 수많은 악의 군대와 맞서 싸워줄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작고 아름다운 나라, 룩셈부르크를 수호천사인 성 미카엘이 열심히 지켜주기를 기도해 보았다. 자신들의 삶과 집들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룩셈부르크인들의 소박한 소망도 미래에도 계속 지켜지기를 기원했다.
작은 뒷골목, 시골 성당 같은 작은 성당의 정겨움이 나를 자꾸 기도하게 만들고 있었다. 룩셈부르크는 작은 것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거듭해서 알려주는 묘한 매력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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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외국을 여행하면서 생기는 한 지역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며, 한 지역에 나타난 사회/문화 현상의 이면을 파헤쳐보고자 기자회원으로 가입합니다. 저는 세계 50개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였고, '우리는 지금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로 간다(민서출판사)'를 출간하였으며, 근무 중인 회사의 사보에 10년 동안 세계기행을 연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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