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우리에게 꽤나 효과적인 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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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 토요일, 덕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더니 자전거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나는 창문 사이로 덕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자전거가 덕이가 원하는 방향대로 잘 움직였다. 그때서야 내 생각에 손잡이 방향이 잘못된 것 같던 의문이 풀리면서 내 마음도 덕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나는 창문을 열고 "덕아~ 자전거 타는 모습이 멋지다"라고 말해주자 덕이는 씨익 웃었다.
이렇게 덕이는 본인의 건강을 위한 운동 영역까지 도달했다.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한다. 나 또한 다른 운동보다 자전거 탈 때 가장 운동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다행히 규칙적인 일과 중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은 어느 정도 잘 지켜지고 있었다. 아침에는 정확히 오전 6시에 일어나고, 오후 11시 30분 정도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덕이에게 까다로울 수 있는 '복장'과 관련된 작업이 시작돼야 한다.
출근 복장과 정장 복장이 다른데 출근 복장은 근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면서 덕이에게 편리하고, 근무하는 곳의 온도는 17℃ 정도니까 긴팔에 보온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장을 입어야 할 때 넥타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몇 번 연습을 해봤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일주일에 적어도 주중에 한 번, 그리고 토·일요일 이렇게 세 번은 입어야 할텐데.
그러던 어느 날, 덕이와 세일하는 옷을 사기 위해 쇼핑몰에 들렀다. 덕이는 넥타이들이 진열된 곳, 그것도 지퍼로된 넥타이 앞에서 멈춰 섰다. 한동안 말없이 그렇게 서 있다. 점원은 잠깐 자리를 비웠는지 없었지만 나는 덕이에게 '왜 서있니?' '맘에 드는 넥타이라도 있니?' '다른 곳으로 가자' 등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덕이 옆에 서 있었다.
기다림, 그것은 큰 스승